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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퇴생’ 빌 게이츠 32년 만에 졸업장

입력 | 2007-06-09 03:03:00


“이 말을 하려고 30년 이상 기다렸습니다. 아버지, 제가 언젠가는 하버드로 돌아가 졸업장을 받을 거라고 늘 말씀드렸죠?”

빌 게이츠(51·사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마침내 하버드대 중퇴생 딱지를 뗐다.

1973년 하버드대에 입학했으나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에 전념하기 위해 1975년 자퇴해 MS를 설립했던 게이츠 회장이 7일 하버드대 졸업식에 참석해 명예학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는 이날 명예학사 학위와 함께 명예법학박사 학위도 수여했다.

그는 “내년부터 (자선사업가로) 직업을 바꿀 계획인데 마침 내 이력서에 대졸이라고 기재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는 농담으로 졸업식 축하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하버드대 동창생인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다며 “그에게 나쁜 영향을 미쳐 잘 다니던 경영대학원을 그만두고 직원 50명의 작은 회사(MS)에 취직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대학을 중퇴해 큰 사업을 이룬 것을 의식한 듯 “입학식에서 연설했으면 오늘 여기 졸업식에 있을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그는 곧 진지한 분위기로 돌아서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하버드는 지성을 헌신할 수 있는가”고 묻고 “대학 시절 가장 후회되는 일로 전 세계의 끔찍한 불평등을 깨닫지 못한 채 하버드를 떠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위대한 진보는 발견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어떻게 불평등을 줄이는가에 달려 있다”며 “단 한 명의 삶을 살린다고 해도 짜릿할 텐데 수백만 명을 살릴 수 있는 길이 있다”며 불평등 문제 해소에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가 더 창조적인 자본주의를 발전시킨다면 시장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더 잘 작동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생명공학, 컴퓨터, 인터넷의 혁명적 발전으로 빈곤과 질병을 끝낼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30년 뒤 교정으로 돌아왔을 때 자신의 재능과 열정으로 무엇을 했는지, 세계의 심각한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 돌아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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