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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예술]유쾌 상쾌 통쾌… ‘성석제의 이야기 박물지’

입력 | 2007-06-09 03:03:00


◇ 성석제의 이야기 박물지/성석제 지음/405쪽·1만2000원·하늘연못

성석제(47) 씨의 필살기, 짧은 소설집이 나왔다. 원고지 30장 안팎의 유쾌 상쾌 통쾌한 이야기 모음 ‘성석제의 이야기 박물지’다. 성 씨 특유의 뛰어난 재담과 재기가 잘 발휘되는 장르인 만큼 새 책은 ‘품질보증’ 딱지를 붙일 만하다.

어떤 시골 청년 얘기 하나. 처음 미팅에 나간 사내는 특이하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커피 말고 홍차를 시켰단다. 홍차 티백이 나오자 고민하던 사내, 살포시 티백을 뜯어선 내용물을 찻잔에 붓고 설탕에 크림까지 넣었단다. 세월이 흘러 열 번째 소개팅을 하게 된 사내, 고향 근처 처자를 만나 반가운 마음인데 이 처자가 수프를 앞에 두곤 숟가락을 들지 않는다. “왜 안 드십니꺼?” 처자의 수줍은 대답. “밥 나오면 말아먹을라꼬요.” 두 사람은 5년 뒤 결혼했단다. 웃음 나오고 가슴 뭉클한 러브스토리라니!

목욕탕에서 물장난 치는 아이한테 “이렇게 장난쳐서 다른 사람한테 피해 주면 사형당한다는 거 학교에선 안 가르쳐 주던?”이라고 얼토당토않은 협박을 하는 사람, 밤에 큰소리를 들었다며 부부싸움 했느냐는 이웃에게 “네, 티브이를 던졌어요, 냉장고는 무거워서요”라고 능청을 떠는 사람…. 과연 사방이 웃음 지뢰다.

“(이 이야기가) 돈을 벌거나 출세를 하게 해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우리의 삶을 흥미롭게, 일상을 즐겁게 만드는 것임을 확신한다”는 작가의 믿음 그대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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