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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25시]스포츠 과학 눈뜬 FC서울

입력 | 2007-05-10 03:01:00


“팀이 연패를 하면 어김없이 스포츠심리학자가 선수들과 면담을 해요. 그리고 그 결과를 감독에게 통보해요. 다음 날 선수들의 불만 사항은 완전히 사라지죠. 물론 경기 내용도 달라집니다.”

오스트리아 SV 리트에서 활동하는 서정원이 지난해 7월 독일월드컵 때 한국축구대표팀을 응원하러 왔다가 기자와의 만남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스트리아가 유럽축구의 변방이지만 스포츠 과학에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못지않다는 얘기였다. 운동생리학, 역학, 심리학 등 스포츠 과학에 입각한 선수 관리가 철저하다는 것이다.

유럽은 선수 관리를 감독 혼자선 절대 안 한다. 각 분야 전문가가 따로 있다. 운동생리학자, 스포츠 심리학자, 기술 분석관, 그리고 2, 3명의 코치….

유럽에서는 감독을 ‘매니저’라고 한다. 선수단 전력 강화에 필요한 모든 일을 스태프에게 먼저 맡기고 스태프가 분석한 자료를 통해 최종 결정하는 사람. 이런 시스템에서 유럽축구의 힘이 나온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유럽 명문 팀의 스태프가 10명 가까이 되는 이유다.

국내는 대부분 감독 혼자 모든 것을 한다. 훈련에서 선수 기용까지…. 이러다 보니 부작용도 심하다. 뭐가 문제인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선수 탓만 하기도 한다.

올 초 터키 출신 셰놀 귀네슈 감독을 영입해 ‘귀네슈 폭풍’을 몰고 온 FC 서울이 스포츠심리학자 영입을 국내 최초로 추진하고 있다. ‘선수들 사기 진작과 팀 내 미묘한 갈등’을 해결해야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러한 서울 구단의 개혁 노력이 K리그 발전에 커다란 활력소가 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