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수건으로 상체를 가린 채 공동취재구역에 나타난 박태환은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다른 선수들이 1, 2년씩 준비하는 대회를 불과 2개월 준비했는데 우승까지 해 나 자신도 놀랐다. 작년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이후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기분이 매우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메달에 머문 세계적 스타 그랜트 해킷(27·호주)은 인터뷰 도중 지나가다 박태환의 등을 두드리며 ‘네가 최고’라는 의미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박태환은 “생큐”라고 답한 뒤 “해킷이 초반에 많이 앞서 당황하기도 했는데 전체적으로 페이스 조절이 잘됐다”며 “오늘 밤 12시까지만 최고의 기분을 만끽한 뒤 내일부터는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땄다. 기분이 어떤가.
“매우 기쁘다. 내 기록만 깨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좋은 성적이 나왔다.”
―오늘 작전이 있다면….
“다른 선수와 맞춰서 가다가 막판에 스퍼트 하는 작전이었다. 200m 턴을 한 뒤 스퍼트를 하려고 했지만 잘 안 됐다. 힘겹게 따라잡으려 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페이스 조절을 했던 게 적중했다.”
―우상 해킷을 이겼는데….
“해킷과 함께 경기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데 좋은 플레이를 해서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내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우승할 자신이 있나.
“이번 대회는 올림픽 전초전이라고 본다. 열심히 하겠다. 상대 선수의 정보를 많이 얻고 내 단점도 많이 보완하겠다. 올림픽 전까지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점심 때 무엇을 먹었나.
“생선 초밥을 좋아한다. 경기 전에는 초밥을 먹는 게 좋다.”
멜버른=전 창 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