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 이동국(28·미들즈브러)이 승부차기에서 골을 넣지 못하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이동국은 28일 오전(한국시간) 호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6-2007 잉글랜드 FA컵 16강 재경기 미들즈브러-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전에서 승부차기 두번째 키커로 등장했으나, 아쉽게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그렇지만 미들즈브러는 이동국의 실축에도 불구, 나머지 키커들이 모두 골을 집어 넣어 웨스트 브로미치에 5-4 진땀승을 거뒀다.
2부리그팀 웨스트 브로미치를 상대로 재경기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한 미들즈브러는 레딩을 꺾고 8강에 진출한 맨유와 3월 11일 8강 경기를 갖는다. 이 경기는 이동국와 박지성의 첫 맞대결로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지난 24일 경기에서 프리미어리그 데뷔의 기쁨을 맛봤던 이동국은 이날 잉글랜드 FA컵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도 경기에 투입된 시간은 후반 41분. 이동국은 1-1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41분 주전 공격수 마크 비두카 대신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중요한 순간 교체 투입된 이동국은 곧바로 유효슈팅을 날리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9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전에 돌입했고, 이동국은 연장전에서도 3개의 슈팅을 때리며 미들즈브러의 공격을 주도했다.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잉글랜드 축구에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동국은 연장이 끝난 후 이어진 승부차기에서도 키커로 등장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팀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은 이동국을 키커로 투입하며 강한 믿음을 보였다. 골네트를 가르지는 못했지만, 이동국으로서는 중요한 상황을 직접 경험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경기였다.
FA컵 우승에 강한 욕심을 드러내고 있는 미들즈브러는 이날도 힘든 경기를 펼쳤다. 전반 26분 대런 카터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간 것.
0-1로 뒤진 미들즈브러는 후반 18분 마크 비두카가 동점골을 터뜨려 가까스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미들즈브러는 연장 들어 10명이 뛴 웨스트 브로미치에 거센 공격을 퍼부었으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결국 120분 동안 승패를 결정짓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선축한 미들즈브러는 2번키커 이동국만 골을 넣지 못했을 뿐 남은 5명의 선수가 모두 골네트를 갈랐다. 반면 웨스트 브로미치는 2번과 6번 키커가 골을 성공시키지 못해 2부리그 팀 돌풍을 16강에서 마감했다.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