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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부 4년… 대통령주변 진보인사들 어디에

입력 | 2007-02-21 02:58:00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및 당선자 시절부터 진보적 인사들을 중용했다. 그러나 정부가 출범하고 4년이 지난 지금 일부는 노 대통령을 등졌고, 일부는 여전히 지지를 보내고 있다.

▽변심 혹은 실망=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펴낸 ‘백서’에 따르면 노 대통령의 취임사 준비 위원은 9명. 이 중 절반가량이 이후 공개적 혹은 우회적으로 노 대통령이나 노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했다.

이 중 대통령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지난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졸속”이라고 주장하며 한미 FTA 중단 서명운동을 주도했다.

대통령직인수위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을 지낸 임혁백 고려대 교수와 현 정부의 각종 위원회에 참여했던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지난해 중도개혁 성향의 지식인 모임인 ‘좋은정책포럼’을 만들었다. 직접적 비판은 피하면서 현 정부와 차별화된 정책 대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우회적 비판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불린 정태인 전 대통령국민경제비서관은 “노 대통령은 한미 FTA 청문회에 설 수밖에 없다”고까지 말했다. 한미 FTA 협상 중단 요구 서명자 명단에는 박태주 전 대통령노동비서관, 충남대 박진도 교수, 강원대 이병천 교수 등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소속 교수도 있었다.

인수위를 거쳐 현 정부 초기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서동만 상지대 교수는 지난해 7월 북핵 및 미사일 발사 사태 등과 관련해 “대통령은 대연정 등 내정에 몰두하면서 거의 석 달쯤 북핵문제에 대해 사실상 손을 놓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의 변심은 진보적 정권의 정책이 본인들 생각과 엇나가는 것을 지적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해석이지만 일각에서는 ‘권력 핵심에서 밀려난 데 대한 반작용’이라는 주장도 있다.



▽지지 혹은 집착=그러나 취임사 준비위원 중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최근 ‘마법에 걸린 나라’라는 책을 펴내 “노 대통령만큼 겸손한 사람을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보지 못했다”며 변함없는 충성심을 보였다.

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안희정 씨는 지난해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의 통합신당 추진에 대해 “신당은 지역당”이라고 규정하자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모임 등에서 “아무런 원칙도 없이 당을 깨자는 것에 대해 싸우겠다”며 지원 사격을 했다.

역시 최측근인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도 노 대통령이 17일 진보 진영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파문이 일자 “진보가 변해야 한다는 건 노 대통령의 일관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자신을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6명”으로 거론한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통합신당은 불가능하다”며 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다.

대통령국정홍보비서관을 지낸 노혜경 노사모 대표는 지난해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의 인사 파동이 났을 때 “장관은 인기투표로 뽑는 게 아니다”며 ‘코드인사’에 반발한 일부 열린우리당 의원을 조소하기도 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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