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프의 양대 산맥 박세리(CJ)와 김미현(KTF).
올해 나란히 만 30세가 된 이들은 요즘 가슴이 설렌다.
다음 주면 하와이에서 막이 오르는 SBS오픈을 시작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이 개막되기 때문이다.
둘 다 오랜 슬럼프 끝에 지난해 재기에 성공했기에 올 시즌을 향한 기대는 더욱 크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동계훈련에 매달려 왔다.
미국 올랜도에 머물고 있는 박세리가 하와이 대회에 출전한 것은 1999년 이후 8년 만이다. 하와이 대회에서는 여태 두 번 나가 모두 컷오프 탈락했다.
그동안 “나와는 인연이 없는 곳”이라며 하와이 대회 출전을 꺼린 박세리로서는 대단한 변화다.
“새로운 시즌을 맞아 뭔가 달라지고 싶었어요. 더 큰 꿈을 위해 열심히 해야죠.”
박세리는 올해 14개 대회만 출전하면 동양인 최초로 명예의 전당 입성을 확정짓게 된다. 그토록 기다려 온 순간을 하루라도 빨리 맞기 위해 징크스는 과감하게 떨쳐 버리겠다는 각오.
매일 오전 8시에 훈련을 시작하는 박세리는 오전에는 연습장에서 스윙을 가다듬거나 9홀 라운드를 한 뒤 오후에는 웨이트 트레이닝과 18홀 연습 라운드를 반복하고 있다.
최근 숙명여대에 합격해 늦깎이 대학생이 된 박세리는 “오랜 방황 끝에 나를 컨트롤하는 법을 많이 배웠다. 그런 점에서 성숙해진 것 같다. 준비하는 과정이 좋았고 심리적으로 안정됐기 때문에 잘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세리와 같은 올랜도에 사는 김미현 역시 오전 7시에 일어나 집 근처 골프장을 산책하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그는 트레이드마크인 오버 스윙을 교정하는 데 주력했다. 백스윙 크기를 줄여 스윙 아크를 간결하게 한 것이다.
“매일 집, 골프장, 헬스클럽에서 똑같은 나날을 보내니까 좀 무료하기도 하다. 빨리 투어를 다니고 싶다.”
그동안 한 번도 못해 본 한 시즌 3승을 올리는 게 김미현의 목표다.
지난해 2승을 올린 김미현은 “컨디션은 최상이고 동계훈련도 착실하게 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