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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승진 대상자들의 ‘합동 유세’

입력 | 2007-01-16 06:59:00


“부끄럽지만 30년 공직생활을 평가받기 위해 나왔다.”

“인사는 연공서열이다. 정년이 3년밖에 남지 않은 나를 지지해 달라.”

“축제 때 관광객에게 받는 주차비를 농산물상품권으로 바꿔 주면 어떨까.”

15일 오전 전남 강진군청 2층 대회의실.

직원 150여 명이 가득 찬 가운데 5급 사무관과 농촌지도관 승진 대상자 16명이 긴장된 표정으로 연단에 올랐다.

이들은 준비한 메모지를 보면서 5분 동안 자기소개, 군정 추진 계획, 소신 등을 밝혔다.

강진군청 직원 560여 명 가운데 회의실에 나오지 못한 읍면사무소와 사업소 직원들은 청내 방송을 통해 들었다.

정견발표는 ‘지방행정의 꽃’으로 불리는 사무관 승진 심사에서 30%를 차지하는 직원들의 다면평가를 위해 마련됐다.

강진군은 16일 직원 30명을 무작위로 뽑아 비전 제시 능력, 애향심과 공직자 정신, 추진력 등 10가지 항목을 평가하도록 한 뒤 행정직 3명과 농촌지도관 1명 등 4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정견발표를 한 A 계장은 “70%를 차지하는 근무평점에서 큰 차이가 없어 정견 발표 자리가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준비한 내용이 많았는데 시간에 쫓겨 다 발표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신석재 행정지원과장은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동료 상하 간의 다면평가를 형식적으로 치러 오는 것과 대조를 이루는 파격적인 인사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원칙을 지키기 위한 강진군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황주홍 군수는 지난해 6월 자신의 군정일기(郡政日記)에 “인사 원칙 천명 이후 4건의 인사 청탁이 있었다”며 청탁자와 관련 공무원을 영문 이니셜로 밝혔다.

황 군수는 인사 청탁 공무원은 반드시 공개하고 승진 명부 서열에서 2단계 하향 조치하는 등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는 원칙을 임기 끝까지 실천할 방침이다.

군은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13개 실과단과 56개 계로 구성된 현 직제를 27, 28개 팀으로 바꾸는 개편작업을 행정자치부와 협의 중이다.

새로운 직제는 과와 계 단위가 없어지고 부군수가 직접 팀장을 관할하는 것으로 결재라인이 1단계 줄어든다.

5, 6급 중간 간부들이 주요 팀장이 돼 10여 명의 팀원을 직접 관리해 결재라인 축소와 신속한 업무처리에 따른 대민 서비스 강화 등이 기대된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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