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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소말리아냐”…美공습에 국제사회 비난

입력 | 2007-01-11 03:00:00


미국이 소말리아 남부 지역을 알 카에다의 은신처로 지목하고 대규모 공습을 단행한 것을 둘러싸고 국제사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9일 미국의 공습이 소말리아의 불안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미셸 몽타스 사무총장 대변인은 “반 총장은 동기에 관계없이 미국의 공습이 내전 혼란을 고조시킬 가능성과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되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과 1930, 40년대 소말리아를 식민통치했던 이탈리아도 각각 대변인 성명,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미국의 일방적 공습을 비판했다.

이슬람교도가 다수를 차지하는 소말리아에서 이번 공습으로 반미 감정이 고조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뉴욕타임스는 9일 공습에 대한 반감이 높아진 모가디슈 민심을 전했다. 택시운전사 디크 무르셀 씨는 “미국은 다만 1993년 ‘블랙호크 다운’(소말리아 군사작전에서 미군 특수부대원 18명이 전사한 사건) 악몽에 대한 보복을 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분노를 표시했다.

미국은 7일 밤부터 9일 오후까지 소말리아 남부 바드마두 섬과 내륙 지역인 아프마두 인근 마을 하요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해 수십 명이 숨졌다.

AC-130 군용기가 출격한 하요 공습에서는 갓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를 포함한 민간인 31명이 숨졌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사망자가 5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워싱턴의 한 정보관리는 익명을 전제로 이들 지역에 알 카에다 지역 책임자가 은신해 있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으며 이번 공습으로 조직원 5∼10명이 사살되고 4, 5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간인 사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소말리아에서는 1993년 미국이 다수의 사망자를 낸 ‘블랙호크 다운’ 악몽 이후 철수한 이래 이슬람 세력과 기독교 세력 사이에 격렬한 내전이 벌어졌다. 지난해 이슬람 세력이 득세해 수도 모가디슈를 장악했으나 지난해 말 에티오피아군의 공격을 받고 후퇴했다. 에티오피아를 뒤에서 지원해 오던 미국은 이번에 ‘테러와의 전쟁’을 이유로 직접 전면에 나서게 됐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