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여러분 고맙습니다.”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가 창단 3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10월 3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를 마친 인천 선수들이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 인천 유나이티드
훈련장이 없어 이곳저곳을 전전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2005년 프로축구 정규 리그 1위에 올라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불린 인천 유나이티드. 최근 개봉된 한국 최초의 스포츠 다큐멘터리 영화 ‘비상’의 주인공 인천이 올해도 큰일을 해냈다.
시민구단으로 2004 시즌부터 K리그에 등장한 인천이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인천은 28일 “2006 시즌 116억5100만 원을 벌고 111억100만 원을 써 5억5000만 원의 흑자를 냈다”고 밝혔다. 국내 구단으로 흑자를 본 것은 역시 시민 구단인 대전 시티즌에 이어 두 번째. 2003년 대전은 67억 원을 벌고 64억 원을 써 3억 원의 흑자를 냈다고 밝혔지만 당시 다소 부풀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천 구단의 흑자 경영은 만년 적자에 시달리는 한국 프로축구 구단에 큰 파급 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대기업 주도의 국내 프로구단들은 적게는 80억 원에서 많게는 200억 원까지 쓰고 있지만 만성 적자로 ‘돈 먹는 하마’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
인천은 올해 GM대우, 대우건설 등 광고 수입 80억 원을 비롯해 선수의 이적료 수입 21억 원, 상품 판매와 입장권 수입 등으로 15억 원을 벌어들였다. 입장료 수입이 9000만 원, 유니폼 등 상품 수입이 9억5000만 원으로 광고와 이적료 수입 비중이 90%가 넘는 기형적인 구조이지만 국내에서 프로구단이 흑자를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유럽의 경우 관중 수입과 상품 판매수입이 전체의 30%가 넘는다.
시민 구단들이 흑자를 내는 이유는 적자 경영을 할 경우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 인천의 경우 축구를 잘 아는 전문 경영인 안종복 단장의 효율적인 경영도 큰 힘을 발휘했다.
1993년 출범한 일본 프로축구는 초창기 대기업 주도로 하다가 1990년대 말 경제 침체가 온 뒤 경영난 때문에 적자가 늘자 대부분 시민 구단으로 바꿔 큰 성공을 거뒀다. 기업 스폰서를 유치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지역주민들을 끌어들여 대부분 흑자 구단으로 탈바꿈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인천 유나이티드 2006년 대차대조표수입 세부 명세지출 세부 명세광고 수입=80억1600만 원
이적료 수입=21억 원
상품판매 수입=9억5000만 원
입장권 수입=9100만 원
수수료 수입=4200만 원
회원비 수입=7300만 원
기타 수입=3억7900만 원선수단 운영비=78억500만 원
유소년클럽 지원비=8600만 원
사무국 운영비=31억9000만 원
중학교리그 운영비=2000만 원수입 총액=116억5100만 원총지출액=111억100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