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언론인이자 역사학자로서 국채보상운동을 이끌고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에도 참여한 단재 신채호 선생의 묘가 가묘(假墓)로 임시 이장된 뒤 2년여 만에 새로 조성된다.
▶조국 땅서도 편치않은 `슬픈 단재 신채호 선생`
충북 청원군 한권동 문화공보과장은 “낭성면 귀래리에 있는 단재 선생의 가묘 자리에 흙을 더 올려 쌓은 뒤 새 묘소를 조성하기로 유족들과 합의했다”고 27일 밝혔다. 청원군은 이날 충북도에 승인 요청을 했으며 새 묘지 설계가 나오는 대로 7000만 원을 들여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단재 선생의 며느리인 이덕남 씨 등 유족들은 2004년 9월 22일 “묘소 아래 수맥이 흘러 봉분이 무너지는 등 제대로 관리가 안 된다”며 묘를 이장하려다 군청 직원들의 제지를 받았다. 당시 선생의 묘는 봉분이 파헤쳐지고 유골이 보이는 등 본래 모습을 잃었고 비석도 뽑혀 나갔다. 유족과 군청 측은 10여 m 떨어진 곳에 가묘를 만들고 선생의 유골을 임시 안장한 뒤 이장 방안 등을 협의해 왔다.
단재 선생은 1936년 중국 뤼순(旅順) 감옥에서 옥사한 뒤 유년 시절을 보낸 낭성면 귀래리에 안장됐다. 이 묘소는 1993년 충북도 지방기념물 제90호로 지정됐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