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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교육현장/인천 상정초교 엄마와 함께하는 독서교실

입력 | 2006-11-09 06:34:00


4일 오전 인천 부평구 십정동 상정초교 2학년 1반 교실.

동화책을 손에 든 중년 여성이 교실에 들어서자 학생들은 큰 소리로 “오늘은 무슨 책을 읽어 주실 거예요?”라고 질문했다.

이 여성은 학교 어머니 독서동아리인 ‘꿈지기’ 회원. 매달 두 차례 토요일이면 수업 시작 전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 주고 있다. 이날은 ‘행복한 돼지’란 동화책을 읽어 줬다. 책을 읽기 시작한 지 5분 정도 지나자 아이들은 상상의 날개를 펴고 어느덧 동화 속 주인공이 됐다.

“동화를 듣다 보니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이 가장 행복한 곳이란 생각을 갖게 됐어요. 우리 가족이 지금처럼 계속 행복했으면 좋겠어요.”(학생)

전체가 18학급(각 학년 3학급)에 불과한 도심 속 작은 학교인 상정초교는 학부모의 적극적인 교육 참여로 주변 학교들의 부러움을 산다.

이 학교 학부모들은 초현대식 학교 도서관이 설치됐지만 예산 문제로 사서교사가 지원되지 않자 18명이 도우미로 나섰다.

1학기에는 학교 도서관에 무대를 꾸며 인형극 공연을 했다. 9월부터는 월 2회 토요일 아침자습시간에 책을 읽어 주는 활동을 시작했다.

회원들은 토요일에 자녀와 함께 등교한 뒤 자신이 맡은 교실로 들어가 수차례 읽고 연습한 동화책을 정감 있는 목소리로 들려주고 있다.

교사가 아닌 어머니가 책을 읽어 주기 때문에 아이들은 편안한 자세와 마음으로 귀를 기울인다.

김수빈(2학년 1반) 양은 “친구 어머니가 토요일 아침에 동화를 읽어 주는 것이 실감나고 재미있어 자연스레 독서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말했다.

책을 읽어 주는 활동이 계속되면서 책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평소 도서관을 찾지 않았던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점심시간에만 평균 70여 개의 대기 번호표가 동난다.

구본장 교장은 “어머니들의 적극적인 교육 참여가 아이들에게 풍부한 감성과 상상력을 키워 주는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꿈지기’ 회장인 정남숙(39) 씨는 “어머니들의 참여가 어린이들에게 건강한 인생관과 세계관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