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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50기 국수전… 절대팻감이 아니었다

입력 | 2006-09-29 03:01:00


생사를 건 패싸움이 시작되었다. 흑 89로 패를 따내자 백은 기다렸다는 듯 90에 젖혔다. 이세돌 9단은 흑이 외면할 수 없는 절대 팻감이라 생각했다. 다음 참고도 흑 1로 응하면 백 2로 다시 따낸다. 흑의 처지에서는 3의 악수 팻감이라도 써야 할 판국인데, 바로 이것이 백의 노림이었다. 패를 져 대마가 몰살하더라도 백 4, 6, 8을 연타할 수 있다면 좌변을 크게 넣어 충분하다고 봤다. 그랬는데….

원성진 7단이 소 닭 보듯 백 90에 대꾸하지 않고 흑 91을 선점하자 이 9단의 안색이 일순 댓진 먹은 뱀 꼴로 변한다. 흑 91은 절묘한 응수타진이었다. 백 92는 어쩔 수 없다(참고도와 비교하면 좌변이 천양지차다). 그런 다음 흑 93(○의 곳)으로 패를 해소하니 백은 94부터 100까지 바꿔치기를 피할 길이 없다.

좌상변 흑 열 점을 잡은 백은 약 45집. 이에 비해 백대마를 포획한 흑은 약 63집이다. 상변이 본래 흑 진영이었음을 헤아려도 백대마를 몰아치면서 쌓은 중앙 두터움이 돋보이는 데다 선수까지 쥐었으니 흑이 편한 바둑이 되었다. 지금 차이는 반면 10집 정도. 여기서 승부가 결정됐다. 93…○, 99…○의 곳. 해설=김승준 9단 글=정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