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특별시사회 뒤 서울 용산구 용산CGV에서 원작 소설을 쓴 공지영 씨(왼쪽)와 사형수 출신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이 사형제 폐지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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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던 대학생이 30년 뒤 국회의원이 돼 사형제를 폐지하자는 법안을 발의했다.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이다. 그 몇 달 뒤 소설가 공지영 씨가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는 소설을 냈고, 그게 영화로 만들어져 최근 개봉됐다.
두 사람이 25일 서울 용산구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시사회에서 만났다.
“아무래도 사실과 다른 부분이 좀 신경 쓰이더라. 사형수들이 형장에 그렇게 곱게 끌려가지 않거든. 교도관도 영화보다 훨씬 더 많이 달라붙어.”(유 의원)
“촬영할 때 배우들의 사명감이 상당했다. 사형수들과 밥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고, 강동원 씨 같은 경우에는 독방 생활을 해보겠다고 나서기도 하고. 예뻤다.”(공 씨)
유 의원은 사형제 폐지 이유를 “사형이 없어도 유지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는 걸로 요약했다. 공 씨는 한 걸음 나아갔다. “아무리 극악한 사람의 목숨도 뺐지 않는 사회만이 구성원에게 ‘생명은 소중한 것’이란 주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사형제는 존속돼야 한다’는 의견이 폐지론보다 많았다. 두 사람에게 물었다. ‘왜 사람들이 당신들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느냐.’ 유 의원은 “두려움 때문”이라고 했고, 공 씨는 “복수심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