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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패배주의 벗게 1석 얻어야”…한“정신차리게 1석 잃어야”

입력 | 2006-07-24 03:03:00

뜨거운 호소… 썰렁한 반응“한 표 부탁드립니다!” 7·26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둔 마지막 휴일인 23일 서울 성북을 선거구인 종암동 거리에서 각 당 선거운동원들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7·26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종반으로 치닫는 가운데 한나라당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당 간부들의 ‘강원도 수해지역 골프’, 수해지역인 충북 단양군수의 술자리 동참, 경기 광명시장의 호남 비하 발언 등이 선거전의 쟁점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성북을과 경기 부천소사의 판세에 변화가 감지되면서 4군데 재·보선 지역 모두 한나라당이 싹쓸이할 것이란 당초 전망이 빗나갈 것인지가 관심사로 대두됐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최근 당 여론조사 결과 서울 성북을은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까지 줄었고, 경기 부천소사도 격차가 절반으로 좁혀졌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성북을과 부천소사에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까지 나서 번갈아가며 지원유세를 펼치고 있다. 서울 송파갑(맹형규 후보)과 경남 마산갑(이주영 후보)은 다른 후보와의 격차가 워낙 큰 만큼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당이 제대로 정신을 차리려면 한두 곳은 져야 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는 상황이어서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당 개혁운동이 촉발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5·31지방선거 참패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던 열린우리당은 상대적으로 부쩍 기세를 올리고 있다. 한나라당의 ‘자책 사유’로 인해 부천소사 등에서 근소한 차로 한나라당을 추격하는 선전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성북을에서는 ‘탄핵 주역’인 민주당 조순형 후보의 선전에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이 지역의 열린우리당 조재희 후보는 23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 세력이 정치적으로 재등장하는 것을 용납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전패를 하더라도 외견상 큰 충격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도부가 우려하는 소속의원들의 패배주의와 외부인사 수혈 불가피론 등은 심화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조 후보가 한나라당 최수영 후보를 근접 추격하고 있다며 소속 의원들에게 동원령을 내리는 등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은 성북을에서 승리할 경우 범여권 정치 지형 변화를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남 지역당’에서 벗어나 범여권 정계 개편의 주도권을 확실히 쥐는 한편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