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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실적부진등 잇단 악재…재계 총수들 ‘경영안정’ 비상

입력 | 2006-07-24 03:03:00


재계 총수들이 정신없이 바쁜 여름을 보내고 있다. 경영을 둘러싼 경제 안팎의 악재가 적지 않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급등과 원화가치 상승(원화환율 하락) 등에 따른 실적 부진과 노조의 파업이나 불법 행위 등 비상 상황이 이어지면서 상당수의 총수가 밤잠을 설쳐 가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처신 신중 또 신중

경북 포항지역 전문건설노조의 포항 본사 불법 점거로 마음고생을 한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 측은 “이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은 전문건설노조 점거사태 이후 회사의 업무와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비자금 사건으로 2개월간 옥고를 치른 정몽구 그룹 회장은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옥에 출근한 직후 임원진에게 원화환율 하락과 고유가, 노조 파업 등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21일 사내(社內) 전산망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발송한 e메일에서 “그동안 일련의 사건로 많은 걱정을 하게 만들어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면서도 적극적인 경영 정상화 의욕을 밝혔다.

○ 여름휴가 일정 못 잡고‘묘수 찾기’

해외공장 착공식 참석을 위해 출국하려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정 회장은 대외적으론 신중하게 처신하면서 내부적으로는 경영 현안을 적극 챙기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경영 혁신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 회장은 외부 행사 일정을 거의 잡지 않고 어려운 여건 아래서 경영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LG전자,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의 올해 상반기(1∼6월) 실적이 부진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중공업과의 경영권 분쟁에 이어 북한 미사일 발사로 대북사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위기 타개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현 회장은 최근 임원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당분간 힘든 시간이 찾아온다 해도 현 상황에 의연히 대처하고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같은 원인들 때문에 상당수 주요 기업 총수는 아직 올해 여름휴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