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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아빠, 사랑표현도 천재적…아인슈타인 딸 부친 편지 공개

입력 | 2006-07-12 03:05:00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박사(오른쪽)가 1936년 아들 한스(왼쪽), 손자 베른하르트와 함께 찍은 사진. 사진 출처 타임


《“아빠, 동생은 곱셈 나눗셈 해요 저는 엄마가 내준 기하학 문제 풀고요”― 큰아들 아듀

“네가 알고 있는 걸 편지에 적어 주면 풀기에 알맞은 문제 내줄 수 있을 텐데”―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아빠. 테테가 곱셈과 나눗셈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저는 기하학을 공부하고요. 엄마가 문제를 내줘요. 아빠는 요즘 왜 편지가 없죠. 부활절 방학에는 아빠를 볼 수 있겠죠. 아듀가.”

“네가 알고 있는 것을 편지에 써 보내준다면 네가 풀기에 좋은 문제를 내줄 수 있을 텐데.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아인슈타인 박사가 1915년 봄 상대성이론을 정식화하는 방정식에 골몰하던 시기에 첫째 아들 한스(당시 11세)와 주고받은 편지의 내용이다. 아듀는 한스, 테테는 정신병 초기 증상을 보이고 있던 둘째 아들 에두아르트(당시 5세)의 애칭이다.

아인슈타인의 의붓딸 마곳이 갖고 있던 아인슈타인의 서신 1400여 통이 10일 처음 공개됐다. 이 ‘천재 과학자’가 가족에 무심한 채 일만 했다는 편견을 뒤집는 편지도 들어 있었다.

당시 아인슈타인의 첫째 부인 밀레바 마리치는 남편과의 관계도 좋지 않고 전쟁 중이어서 식량도 부족해 아이들과 함께 독일 베를린을 떠나 스위스 취리히에 머물고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전쟁으로 취리히에 갈 수 없었지만 “여름방학이 되면 알프스에 가서 휴가를 보내자”는 답장을 보냈다. 아들에게 수학을 가르쳐 주지 못하는 것을 몹시 아쉬워하고 이를 잘 닦으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6월 말 아들 한스는 “아빠가 엄마를 다정히 대해 주지 않는다면 나는 아빠와 함께 방학을 보낼 생각이 없다”는 편지를 보냈다. 아인슈타인은 마리치가 아들에게 시킨 것으로 보고 두 사람 모두의 친구인 의학교수 하인리히 장거에게 “마리치가 앙심을 품고 나와 내 아들을 떼어 놓으려 한다”고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 아인슈타인은 결국 그해 여름휴가를 가족과 보내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이인 사촌 여동생 엘자와 보냈으며 가을에 방정식을 완성했다.

시사주간 타임(17일자)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견인 상대성이론 방정식은 아인슈타인이 가정 문제로 혼란을 겪던 시기에 나왔다고 평가했다.

아인슈타인은 당시 상대성이론을 표현할 수학 방정식을 발견하기 위해 애쓰고 있었고 특히 누가 먼저 방정식을 내놓느냐를 놓고 다비드 힐베르트와 초미의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아인슈타인의 둘째 아들 에두아르트는 후에 정신병으로 취리히 근교 병원에 수용됐고 첫째 아들 한스는 취리히공대를 나와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됐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