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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아파트’로 4년 만에 스크린 컴백 고소영

입력 | 2006-07-06 02:59:00

공포영화 ‘아파트’로 4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고소영. 그는 “그동안 세상도 많이 변하고 나도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고소영이 돌아왔다. 영화 ‘이중간첩’(2002년) 이후 4년 만이다. ‘가위’ ‘폰’ ‘분신사바’를 연출한 안병기 감독의 신작 ‘아파트’(6일 개봉). 강풀의 인기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에서 그는 매일 밤 9시 56분 맞은편 아파트의 불이 꺼지면 다음 날 누군가가 참혹하게 죽는 기이한 현상을 목격하면서 무시무시한 저주와 복수극의 한복판으로 뛰어드는 여자 ‘세진’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당돌하고 톡톡 튀는 이미지로 ‘X세대’ 부동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던 고소영. 어느덧 서른네 살이지만 콧등의 앙증맞은 점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강한 캐릭터로 승부하고 싶었다”는 그가 기자를 만나 자신과 인생에 대해 들려준 이야기.

:신비주의:

‘왜 본업은 안 하고 광고만 하느냐’는 말도 들었어요. 하지만 광고도 일의 일부죠. 광고 속 이미지만 보고 저를 깍쟁이 같고 못된 것 같고 얌체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원래 다정다감하고 유머러스한 부분도 있는데…. 뭐 ‘신비주의’ 하려고 안 나타났던 거 아니에요. 성격상 이거 하면서 저거 하는 스타일이 못 돼요. 밥 먹을 땐 밥만 먹는 성격이고, 사람도 한 사람을 깊이 사귀죠. 작품도 한 작품 끝나야 다음 작품 생각하고…. 이러다 보니 휴식이 길어졌죠. 의외로 낯가림이 심하고 말 한마디에 깊이 상처받는 성격이라 인터넷도 잘 못하겠어요.

:나이:

자존심이 워낙 강해서 예전엔 “아니면 말라고 그래” 하고 소리치고는 집에 와서 울고 상처받고 그랬어요. 하지만 변하는 거 같아요. 예전엔 성격을 못 이겨서 그 자리에서 전화해 따지고 그랬지만, 요즘엔 30분만 지나면 ‘별것도 아닌데, 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발:

발은 자신 있지만 손은 못생겼어요. 너무 커요. 어려서 발레를 했는데, 발레 하면 발이 못생겨지거든요? 그런데 (발레를) 열심히 안 해서 그런가 봐요. 몸 관리는 ‘기본’이 중요해요. 머리는 파마나 염색보다는 트리트먼트를 해요. 머리가 반짝반짝한 거, 피부가 만질만질한 거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색조화장보다는 세안을 중시하고요. 겨울에는 발을 잘 안 내놓으니까 발톱에 영양제만 바르면서 발을 쉬게 해 줘요.

:개구리:

모험이 두려워요. ‘우물 안 개구리’ 스타일이랄까. 사람들이 저를 당차고 대범할 거라 생각하지만 소심한 점이 많아요. 사업 같은 거 전 꿈도 못 꿔요. 내 전부를 확 걸고 일상에서 벗어나는 거 못해요. 재산관리도 그래요. “재테크가 안 되어도 괜찮아. 난 그런 거 몰라” 하면서 그냥 은행에 넣어 둬요. 안정된 마음으로 내가 즐겁고 맛있는 거 맛있게 먹고 잠자리에 들 때 행복하고, 이런 삶이 좋아요.

:남자:

어렸을 땐 사실 가진 것 많고 멋있고 잘생긴 남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지금은 저한테 충실한 사람, 신시어(sincere·진실한)한 사람, 가정적인 남자가 좋아요. 많은 돈을 벌어다 주면서 만날 밖에 나가 있는 남자는 싫어요. 잘생기고 돈도 많고 하면 제가 너무 불안할 것 같아요. 주변에 여자들도 많을 거 아니에요. 저는 소유욕이 무척 강해서 제 옆에 딱 붙어 있고 함께 운동하러 다니고 전화도 자주 해주고 스위트(sweet·달콤한)하게 챙겨 주는 남자를 꼭 만나고 싶어요. 저는 로맨티시스트거든요.

:성형:

고친 데가 없지만, 그렇다고 성형에 반대하는 건 아니에요. 저는 엉덩이에 주사도 못 맞는 성격이에요. 병원 포비아(phobia·공포증)가 있죠. 주사 맞을 때도 간호사한테 “엉덩이를 세게 때려주세요”라고 해요. 주삿바늘 들어가는 게 무서워서. 저는 인위적인 걸 워낙 싫어해서 머리에 스프레이도 못 뿌리거든요.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