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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37조원 자선에 쓰겠다”

입력 | 2006-06-27 03:00:00


세계 1, 2위 부자로 꼽히는 빌 게이츠(50)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워런 버핏(75)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힘을 합쳐 세계 역사상 전무후무한 ‘메가톤급 자선재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버핏 회장은 25일 자기 재산의 85%에 해당되는 374억 달러(약 37조 원)의 대부분을 게이츠 회장이 운영하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가 내놓기로 한 374억 달러는 세계 자선 역사상 최고 액수다. 이에 따라 버핏 회장은 앤드루 카네기, 존 록펠러 등 ‘자선왕’ 반열에 들게 됐다.

374억 달러는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 국내총생산(GDP)보다 많다. 2004년 통계로 세계 60위 경제권인 크로아티아의 GDP는 343억 달러로 이보다 적다.

버핏 회장은 이날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게이츠 재단에 약 310억 달러를 기부하고 나머지 64억 달러를 자녀들이 운영하는 3개의 재단과 세상을 떠난 아내 이름을 딴 재단에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약정한 기부액을 한꺼번에 내놓지 않고 매년 5%씩 기부하겠다고 덧붙였다.

버핏 회장의 통 큰 기부로 게이츠 재단의 자산 규모는 현재 291억 달러에서 600억 달러가 넘는 초대형 재단으로 커지게 된다.

뉴욕타임스는 “유네스코의 1년 예산이 6억1000만 달러인 상황에서 이제 게이츠 재단은 새로운 자선의 역사를 쓰게 됐다”고 평가했다.

버핏 회장은 경제전문지 포천 최근호(7월 10일자)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이 운영하고 있는 재단에 기부하는 이유에 대해 “게이츠 부부의 활동을 오랫동안 지켜봐 왔다. 게이츠 재단이 가장 효율적으로 자선 활동을 벌인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91년 이후 친구로 지내 온 두 사람의 우정은 유명하다. 두 사람은 여행을 자주 같이하며 경영에 대한 충고를 주고받기도 한다.

버핏 회장은 앞으로 게이츠 재단의 이사로 활동할 예정. 게이츠 재단은 그동안 저개발국가 의료,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과 결핵, 말라리아 퇴치, 미국의 공교육 개선 등을 중점적으로 지원해 왔다.

‘오마하의 현인’으로도 불리는 버핏 회장은 440억 달러의 재산을 가진 거부이지만 검소한 생활로 유명하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1958년 고향인 오마하에서 3만1500달러를 주고 산 집이다. 그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에서 받는 연봉도 10만 달러로 미국 CEO 연봉 수준에 비춰 볼 때 매우 적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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