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서울지역에 30분간 내린 국지성 강우 때 기름찌꺼기 먼지 등 오염물질이 청계천으로 흘러들었다.
6.5㎜의 비가 내린 뒤 수백 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자 청계천 관리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비가 계속 내리면 오염물질이 희석되지만 8일처럼 잠시,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면 별다른 대책이 없다"며 청계천 관리에 허점이 있음을 인정했다.
10분당 4㎜ 이상의 비가 내리면 주변지역의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평상시에는 물을 가둬놓는 우수관의 수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수문이 열린 뒤 비가 바로 그치면 청계천으로 유입된 오염물질이 천천히 떠내려가면서 물고기의 생존을 위협하게 된다.
8일에는 10분당 4.5㎜의 비가 내리면서 249개 수문 가운데 상류 부근 10개가 열렸다가 닫혔다.
김석종 청계천관리센터장은 "10일과 11일 서울지역에 40㎜가량의 비가 내렸지만 청계천 물고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면서 "많지도 적지도 않은 어중간한 비가 물고기 집단 폐사를 유발하기 때문에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물고기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곧 내놓을 계획이다.
하루 12만t의 물을 청계천 시점부를 비롯해 모두 5개 지점에서 흘려보내는데 국지성 강우 때 시점부에서 집중 방류, 오염물질을 희석시키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또 현재 10분당 4㎜인 수문 개방 기준을 5㎜ 또는 6㎜로 강화하면 어중간한 비에 수문을 열지 않아도 되므로 적정 수치를 찾아내기 위해 모의실험을 하는 중이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