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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월드컵]“우리도 축구대표팀” 뇌성마비 선수들 유럽원정

입력 | 2006-05-30 03:05:00

‘우리도 국가대표.’ 뇌성마비 장애인 축구 대표선수들이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주먹을 불끈 쥐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이들은 유럽 여러 나라를 돌며 경기를 한 뒤 독일 월드컵 때 현지에서 한국 대표팀을 응원할 계획이다. 파리=정재윤 기자


한국축구대표팀이 스코틀랜드로 떠난 지난 주말 인천발 파리행 KE901편에는 또 다른 대표팀 선수들이 탑승했다.

머리는 갸우뚱하고 손발도 불편한 젊은이 10명이 단정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대형 태극기와 함께 비행기 한쪽을 차지하고 있었다.

유럽 원정을 떠나는 뇌성마비 축구 국가대표팀이었다.

‘축구규칙집’을 열심히 읽고 있던 이동우(21) 씨는 더듬더듬 “유럽 원정을 가게 돼 너무 좋다. 자신 있다”고 말했다.

뇌성마비 축구 대표팀은 당초 2개월간 유라시아 대륙을 버스를 타고 육로로 횡단하는 대장정을 계획했다. 도중에 중국, 이란, 유럽의 여러 나라 뇌성마비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 뒤 2006 독일 월드컵에 맞춰 독일로 입성해 대표팀을 응원하는 것.

그러나 뇌성마비 장애인에게 두 달의 육로 버스여행은 무리라는 지적과 함께 일정 문제 때문에 결국 항공 이동으로 바꿔야 했다. 하지만 취지는 달라진 게 없다. 장애인 축구를 세상에 알리고 선수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심어 주겠다는 것.

뇌성마비 축구는 골키퍼까지 포함해 양 팀 7명이 뛴다. 75m×55m로 초등학교 운동장 정도의 축구장에서 전후반 30분씩 경기를 한다. 오프사이드 반칙은 없고 손이 불편한 선수가 많기 때문에 스로인을 할 때 한 손으로 굴려 줄 수도 있다. 활동이 자유롭지 않은 장애인도 즐겁게 운동할 수 있도록 규칙과 규모를 바꾼 것이다.

신상국(33) 코치는 “비장애인들이 보여 주는 화려한 몸놀림은 없지만 경기가 끝나고 흐르는 땀방울은 그들의 땀과 다르지 않다”며 “쉽게 포기하곤 했던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아 가는 과정을 보면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신철순(61) 단장 겸 감독은 “단순한 재활의 의미를 넘어 장애인 스포츠도 체계화, 전문화돼야 한다”며 “한 달여의 유럽 원정이 그 힘찬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리=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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