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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영업이익 쑥쑥… 원유고도화 시설이 비결!

입력 | 2006-05-17 03:02:00


‘기름값이 오르면 정유사는 오히려 돈을 더 번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상식이다. 매출은 증가하지만 원유도입 비용이 늘어나 수익구조는 나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기름을 팔 때 원유가격 상승분만큼 100% 가격을 전가할 수도 없다.

하지만 값싼 벙커C유를 비싼 휘발유나 경유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뛰어난 회사라면 고유가는 좋은 기회가 된다.

고유가시대에 국내 정유사들은 얼마나 돈을 벌었을까. SK㈜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4대 정유사들의 1분기(1∼3월) 실적을 분석해 봤다.

○정유사마다 명암 엇갈려

가장 장사를 잘한 곳은 에쓰오일이다. 매출액(3조4510억 원) 영업이익(2212억 원) 순이익(1948억 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모두 늘었다. 각각 25%, 11%, 19%씩 증가.

국내 최대정유사인 SK㈜는 영업이익이 14% 줄었다. 원료인 나프타가격 폭등으로 위기에 빠진 석유화학사업의 영향이다. 하지만 석유사업 부문만 따로 떼어내면 영업이익이 63% 늘었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많은 타격을 입었다. 매출액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41%와 50% 감소했다.

○고유가 시대일수록 고도화 설비 중요

왜 회사마다 큰 차이가 났을까.

에쓰오일은 고도화 시설의 혜택을 톡톡히 봤다. 원유를 1차 정제하면 휘발유 경유 등유 벙커C유 등 유종별로 만들어진다. 이때 나오는 벙커C유가 30∼40% 정도. 값이 싼 벙커C유를 2차 정제해 비싼 휘발유나 경유로 뽑아내는 게 바로 고도화 시설이다.

에쓰오일은 고도화 비율(전체 정제시설 대비 고도화 시설 비율)이 국내 정유사 가운데 최고인 32.4%에 이른다. 값싼 원유를 정제한 뒤 비싼 기름을 다시 뽑아내 팔 수 있으니 고유가일수록 빛을 발하는 무기가 바로 고도화 설비다. 정유사들이 고도화 설비 증설에 목을 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시점에서 에쓰오일은 수출비율도 4대 정유사 가운데 가장 많은 57%에 이른다.

석유사업실적이 좋은 SK㈜는 원유 수입처 다변화가 큰 도움을 줬다. SK㈜ 기업설명회(IR)팀의 이승훈 상무는 “올해 초 중동산 원유 대신에 경제성이 높은 서아프리카산 원유 도입량을 7%에서 25%로 대폭 늘리는 등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비축했던 재고물량을 생산에 투입한 게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의 김영진 연구원은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석유화학사업 시황이 나빴던 데다 1, 2월 정제마진(원유를 사와 정제·생산한 뒤 판매하고 남는 이윤)이 배럴당 1달러 수준에 그쳐 실적악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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