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지중고교 이종진(41) 교사는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문제를 살피고 보듬는 선생님으로 통한다.
성지중고는 소년소녀가장, 소년원 출소자 그리고 집안 사정 등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청장년층들을 위한 학교.
이 교사는 담배를 피는 학생들이 늘자 흡연의 위험성을 스스로 깨닫도록 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냈다. 학생들과 '흡연예방 형사모의재판'을 준비했다. 친구에게 담배를 강요해 폐암에 걸리게 한 혐의로 피고 '말보로 고등학교' 2학년생 '나골초' 군과 '막피워' 군을 재판한다는 설정이었다.
5대 1이 넘는 치열한 오디션을 통과한 '골초' 학생 20여 명은 '금연서약서'를 썼다. 직접 극본을 다듬고 연습한 3개월. 죄상을 꼼꼼히 따져 묻는 검사역 등 배역을 이해하려다 보니 담배는 백해무익이었다. 하루에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우던 학생들도 모두 금연에 성공했다.
이 교사는 또 학생들 일이라면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사랑의 해결사' 노릇도 톡톡히 했다. 아버지를 잃고 월세에 생활비, 등록금까지 3중고를 겪는 학생, 낮에 주유소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주경야독하는 학생 등에게 관련기관을 수소문해 장학금을 연결해줬다. 든든한 버팀목을 만난 이들은 고려대, 가톨릭대, 인하공전 등에 당당히 입학했다.
지난 4년 동안 이 교사가 성지학교에서 떠나보낸 청장년 학생 가운데 50여 명이 4년제 대학에, 77명이 2년제 대학에 합격했다.
이종진 교사는 사랑과 열정으로 학생들을 이끈 공로로 스승의 날인 15일 서울사랑시민상 청소년지도상 대상을 수상한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