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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국립 울산大 건립예정지 보상노린 묘목심기 기승

입력 | 2006-05-09 06:34:00


7일 오후 울산 울주군 언양읍 반연리. 마을 진입로 500여m에 심어진 나무에는 부동산 중개업소가 만든 ‘경축, 울산 국립대 유치 확정’, ‘땅 사고, 팝니다’ 등의 현수막들이 여기저기 걸려 있었다.

마을 안길을 따라 들어가니 한 농부가 비 온 뒤 촉촉해진 밭 50여 평에 엄지손가락 굵기의 소나무 묘목을 심고 있었다. 이곳에서 30여m 떨어진 밭에는 한 달 전에 심은 것으로 추정되는 감나무 묘목 등이 눈에 띄었다.(사진)

2월 울산 국립대 건립부지가 이곳으로 확정된 뒤 논과 밭에는 나무심기가 한창이다. 울산시 조사결과 수년째 방치됐던 논과 밭 10여 곳, 1000여 평에 묘목들이 최근 잇달아 심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하반기부터 시작될 국립대 건립 예정지의 토지와 지상물(건물과 나무 등) 보상을 앞두고 지주들이 조금이라도 높은 보상가를 받기 위해 빈 땅에 나무를 심고 있는 것이다. 주민 이모(64) 씨는 “국립대 건립 예정지의 땅은 울산시가 낮은 보상가로 강제 수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나무 보상금이라도 받기 위해 묘목을 심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시는 보상을 노린 나무심기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단속 근거가 없다며 손을 놓고 있다.

시는 국립대 건립부지가 이곳으로 확정된 2월 24일 이후 건립 예정지 80여만 평에 대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각종 개발행위가 제한됐다.

주요 제한사항은 △건축물이나 공작물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토석채취 등이다. 나무심기는 제한 사항에 들어있지 않다.

택지개발촉진법은 나무심기를 규제할 수 있지만 대학교 예정부지 지정은 나무심기 제한 규정이 없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뤄진 것이기 때문이다.

울산시 장한연(張漢連) 국립대 설립추진기획단장은 “나무심기를 법적으로 단속할 근거는 없지만 심은 지 얼마 되지 않는 묘목의 경우 옮겨 심는 비용 일부 지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는 2009년 3월 개교 예정인 울산 국립대의 전체 예정부지 80만 평 가운데 우선 개발예정지 30만 평을 내년 말까지 매입할 계획이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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