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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코미디 연기로 웃음 선사

입력 | 2006-04-30 18:51:00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9일 연례 백악관 기자단 만찬에서 우스꽝스런 행동으로 참석자들을 웃기면서 잠시 여유를 즐겼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해 "여러분, 나는 오늘 밤 기분이 좋습니다. 대대적인 백악관 인사에서 살아남았거든요"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최근 단행된 백악관 비서실 개편을 빗댄 얘기였다.

부시 대통령과 함께 코미디언 스티브 브리지스가 함께 연단에 올랐다. 부시 대통령과 얼굴은 물론 말소리까지 닮은 브리지스는 텍사스의 비음 섞인 억양으로 대통령을 흉내 냈다.

부시 대통령이 정중하고 우호적인 어법을 구사하면 브리지스는 이를 대통령의 진짜 속마음으로 바꾸어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언론은 내가 말한 것을 전하는 게 아니라 나를 당황하게 하려는 식이죠.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그렇지 않으면 결코 잠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지요." 미국 언론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불편한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브리지스가 딕 체니 부통령의 '오발 사냥 사건'을 풍자하자 중간에 끼어들어 "딕은 좋은 사람이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또 브리지스의 요청에 따라 발음하기 어려운 말들을 따라하면서 '핵확산(nuclear proliferation)'을 더듬으면서 발음하는가 하면, '(의회) 회기 중 접촉(intersessional contacts)'도 '이성간의 행동(intersexual conduct)'으로 들리도록 발음해 폭소를 자아냈다. 로비스트들의 의회 회기 중 의원 접촉을 그렇게 말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인사말 말미에 "대통령으로서 남을 웃길 수 있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으나 끝은 "신은 우리의 군대, 자유의 존재 의의, 미국에 축복을 내릴 것"이라는 엄숙한 투로 마무리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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