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에 사는 이 모(75·여) 씨는 지난해 1980회 병의원을 방문했다. 하루 평균 5회씩 의료기관을 찾은 셈. 그는 또 5961일치 약을 처방받았다. 이 씨의 지난해 진료일은 7941일, 진료비는 2803만원이나 된다.
이 씨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의료급여 대상이다. 1종 수급자는 진료비 전액이 무료이며 2종 수급자는 15%를 내도록 돼 있다. 1종 수급자인 이 씨도 그래서 진료비를 한 푼도 내지 않았던 것이다.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병원 쇼핑'이 심각한 수준이란 지적이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27일 과잉 의료급여 실태를 발표했다.
지난해 총 진료일이 365일을 넘어선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38만5000여 명. 전체 수급자의 22.3%에 이르는 수치다. 5000일 이상인 사람도 19명이나 됐다. 경기 수원에 사는 박 모(44)씨는 진료일이 1만2257일로 최고를 기록했다.
병원 쇼핑이 증가함에 따라 진료비도 급증하고 있다. 2002년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진료비는 1조9824억원이었지만 지난해 3조1765원으로 늘어났다. 1인당 진료비도 지난해 187만3000원으로 건강보험 가입자 76만1000원의 2.5배에 이르렀다.
의료기관의 부당청구 사례도 적발됐다. 경북의 한 정형외과는 환자의 과거 진료내역을 복제하는 수법으로 796건을 청구해 2823만여 원을 지급받았다.
복지부는 지난해 진료비를 청구한 의료기관의 0.6%가 전체 의료급여 청구액의 10%를 차지함에 따라 특별실사대책반을 가동해 이들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추가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복지부는 또 장기적으로 수급자에게 담당 의사를 지정하는 주치의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