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주석을 지낸 마오쩌둥(毛澤東)과 류사오치(劉少奇), 총리를 지낸 저우언라이(周恩來) 등 중국 원로혁명가 자녀들이 다음 달부터 선대(先代)의 피땀이 어린 ‘대장정(大長征)’의 길을 다시 밟는다.
중국 궁런(工人)일보는 16일 중국 인민해방군 국방정보기술연구회가 중국공산당 창립 85주년과 인민해방군 전신인 홍군(紅軍)의 장정 승리 70주년을 기념해 주관하는 ‘정을 잇는 장정 길’ 걷기 행사에 원로혁명가 자녀들이 참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장정에 나선 사람은 마오의 딸 리너(李訥·마오는 항일투쟁 당시 리더성·李德勝이란 가명을 썼다), 류의 딸 아이친(愛琴), 저우의 질녀 빙더(秉德) 등. 왕년에 중국을 이끌어간 지도자급 인물의 자녀만도 20여 명에 이른다. 국가주석을 지낸 리셴녠(李先念)의 딸 쯔양(紫陽)과 국가부주석과 국무원 부총리를 지낸 천윈(陳雲)의 딸 웨이리(偉力), 부총리를 지낸 펑더화이(彭德懷)의 질녀 강(剛)도 포함돼 있다.
이들 가운데 저우빙더와 국방위원회 부주석을 지낸 뤄룽환(羅榮桓)의 아들 둥진(東進)은 장정 도중 풀밭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이들 혁명 2대도 대부분 60∼80대의 고령이어서 선대처럼 걸어서 장정을 마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선대가 장정에 나선 때는 10∼30대 때였다. 궁런일보는 이들이 어떻게 장정 재현 행사에 참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장정’이란 홍군이 1934년 10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1년 남짓 중화소비에트공화국의 수도였던 장시(江西) 성 루이진(瑞金)에서 산시(陝西) 성 옌안(延安)까지 1만2500km를 행군해 이동한 것을 일컫는다.
출발 당시 10만 명이었던 홍군은 11개 성, 18개 산맥, 24개의 강을 건너면서 국민당 군의 섬멸작전과 혹한으로 옌안에 도착했을 땐 8000명으로 줄어들었다.
‘정을 잇는 장정 길’의 출발지 역시 ‘홍색의 고도(古都)’로 불리는 루이진이고, 종착지는 과거 장정을 마친 중국공산당이 만든 해방구 ‘산간닝볜(陝甘寧邊) 구’의 수부(首府)이자 공산혁명의 성지인 옌안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