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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문화동반자 양성…“보기만 하던 한류…내나라에 알려야죠”

입력 | 2006-04-15 03:01:00

12일 고려대 국제어학원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아시아 문화예술인. 문화관광부 초청으로 방한한 이들은 6개월간 머물면서 한국문화를 배운 뒤 문화교류에 앞장서게 된다. 왼쪽에 서 있는 여성은 강사 김정연 씨. 김재명 기자


《“자, 오나라∼ 오나라∼. 이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12일 오전 고려대 국제어학원 111호 강의실. 고려대 국제어학원 한국어문화교육센터 강사 김정연(38·여) 씨가 외국인 학생들에게 탤런트 이영애 씨의 브로마이드를 보여 주며 물었다.

학생들은 잘 알고 있다는 듯이 웃으며 일제히 어눌하게 “이…영…애”라고 대답했다.》

김 씨가 학생들에게 “이 씨가 어떠냐”고 묻자 학생들은 “뷰티풀”을 연발했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칠판에 또박또박 “예쁘다”라고 쓰고 의미를 설명했다.

수업 내용만 보면 한국어를 배우는 평범한 외국 학생들로 착각할 만하다. 하지만 이들은 아시아 각국에서 온 언론인, 작가, 전통공예인, 영화인, 대학교수 등으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이다.

인도네시아 시인 케켑 하리(39) 씨는 “시만 쓰다가 이렇게 활기찬 분위기에서 뭔가를 배워보는 게 참 오랜만이다”라며 “아직 어린아이 수준이지만 한국어의 어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철저한 ‘지한파’ 만들기=이들은 문화관광부가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한 ‘2006년 아시아 문화동반자사업’의 일환으로 고려대에서 위탁교육을 받고 있다. 아시아의 문화예술인들에게 한국을 알려 아시아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을 이어가고 문화적 협력 모델을 만들겠다는 목적에서 시작됐다.

이에 따라 고려대 국제어학원 한국어문화교육센터는 이달 3일부터 11월까지 인도,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등 아시아 17개국에서 온 문화예술인 60여 명에게 한국어와 문화를 가르친다.

이들은 한국어뿐 아니라 한국문학번역원,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한국언론재단 등 14개 기관에서 직업 분야별 전문 실무 교육도 받는다.

고려대는 이들을 중심으로 사진반, 무용반, 문화탐방반 등의 동아리를 만들고 이 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도우미를 1 대 1로 배치해 이들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고 있다.

이들은 26∼28일 경북 경주시를 둘러보는 등 주요 문화유적지를 방문하고 5월 학교 대동제 때는 고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다채로운 행사도 열 계획이다.

▽“진정한 한류메신저는 나”=이들은 교육 후 고국으로 돌아가 한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 문화 전파의 메신저로 활동하게 된다.

스리랑카 출신 영화 촬영감독 지망생 칼링가 비타낙(25) 씨는 지난해 열린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가했다가 한국 영화의 앞선 촬영 기술에 반했다.

그는 “기술만 화려한 할리우드 영화에 비해 깊은 맛이 느껴지는 한국 영화 촬영 기술을 배워 스리랑카 최고의 촬영감독이 되겠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출신 논픽션 소설가 아스마 나디아(34·여) 씨는 영어판 ‘이상(李箱) 전집’을 읽은 뒤 표현의 형식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작가의 상상력에 푹 빠졌다. 그는 “이슬람계 젊은 문학인들에게 이 경험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베트남 국영방송 프로듀서 응우옌아인프엉(26·여) 씨는 한국의 음식 프로그램을 분석해 고국에서 다양한 음식 역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한국어문화교육센터 강명순(康明順·여) 교수는 “일본과 대만을 제외한 거의 모든 아시아 국가의 문화예술인이 참여해 의미가 더 크다”며 “이들이 돌아가 한국과 자국의 기술 및 문화를 접목시킬 때 장기간 지속되는 진정한 한류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20개국서 문화인물 초청▼

:아시아문화동반자사업:

아시아 국가들과 문화 교류를 넓히기 위해 문화관광부가 지난해 시범사업 이후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한 사업. 캄보디아, 몽골, 베트남 등 아시아 20여 개국의 문화 예술 체육 관광 미디어 분야 유망 인물 150여 명이 6개월 이상 한국에 머물면서 한국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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