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오만 대사의 부인 아말 알 하다비 씨가 11일 오만 전통 분위기가 물씬 나는 서울 용산구 한강로의 카페 라바짜에서 열린 ‘오만의 밤’ 행사에서 은향로를 들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향을 피운 은향로를 든 것은 환영의 뜻과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긴 것이라고 한다. 강병기 기자
11일 주한 오만 대사의 부인 아말 알 하다비(30) 씨가 주최한 ‘오만의 밤’은 매혹적인 ‘오마니(omani·오만의) 향기’로 가득했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느낄 수 없는 이국적인 향이다.
“오만의 특산품 유향을 피우고 오만 커피를 대접하는 것이 귀한 손님을 맞는 오만의 방식입니다. 향이 손님의 옷에 배어들면 행운도 함께 들거든요.”
행사가 열린 서울 한강로의 카페 라바짜에서 하다비 씨는 유향을 태운 은향로를 직접 들고 손님을 맞았다. 그녀는 주한 대사 부인 중 가장 젊다. 하지만 한국에 부임한 지 4년째로 중동 국가 대사 부인들 중 한국 생활이 가장 긴 ‘마담 딘(Dean·수석)’이다.
“올해로 이슬람과 한국이 교류한 지 50주년이 됩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중동협회가 이슬람 문화를 소개하는 큰 전시를 열 예정인데, 먼저 오만의 수공예품과 음식을 한국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 카페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오만의 이미지로 인테리어를 한 곳이어서 ‘오만의 밤’ 장소로 결정했지요.”
하다비 씨는 전시를 위해 은세공품들과 그림들을 오만에서 공수해 오고, 음식도 오만에서 가져온 재료들로 직접 준비했다고 한다.
“쌀과 샤프란, 고기, 비리아니향을 넣어 찐 대표적인 오만 요리 비리아니는 한국인들의 입맛에도 아주 잘 맞는 음식이죠. 또 자연의 축복인 오만산 대추 야자는 완전식품으로 유명하답니다.”
그녀는 특히 가족 중심적이고 연장자를 공경하는 오만인들은 한국인들과 아주 많이 닮았다고 말한다.
“오만과 한국의 관계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어요. 오만은 석유와 가스를 한국으로 수출하고, 한국의 자동차와 휴대전화 등을 수입합니다. 오만인들은 한국 제품에 큰 신뢰를 갖고 있어요.” 아라비아 반도 동쪽에 있는 오만은 ‘신드바드의 모험’이 태어난 정통 이슬람 왕국. 최근 개방 정책을 펴면서 빠른 경제 발전을 이루고 있다.
동대문 시장에서 쇼핑하기를 즐기고, 두 아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칠 만큼 한국을 좋아한다는 하다비 씨는 자선 바자나 적십자 활동은 빠뜨리지 않고 참석한다.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 한국인이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갈 겁니다.”
김민경 주간동아 기자 hold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