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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록 로비 파문]거명 고위인사들 金씨와 ‘거리두기’

입력 | 2006-03-29 03:04:00


《‘금융계의 마당발’로 알려진 김재록(金在錄) 씨 로비 파문이 확산되자 그동안 김 씨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고위 인사들은 한결같이 그와의 관계를 부인하거나 아예 외부 접촉을 끊고 있다. 이는 검찰 수사가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수사에 이어 김 씨가 전성기를 누렸던 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의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방향을 잡으면 자칫 조사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일찌감치 거리를 두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출장을 갈 때 김 씨를 동행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이헌재(李憲宰) 전 경제부총리는 이번 사건이 터진 뒤 일체의 외부 연락을 끊었다.

본보 취재진이 27일과 28일 저녁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있는 자택을 찾아가 기다렸지만 새벽까지도 귀가하지 않았다.

이 빌라의 경비원은 “얼마 전에 이사 갔다”고 했지만 근처에 있는 다른 빌라의 경비원은 “며칠 전에도 봤고, 아직 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와 이 전 부총리의 중간다리 역할을 해 준 것으로 알려진 오호수(吳浩洙) 인베스투스글로벌 회장도 28일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김 씨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이 회사의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대신 오 회장을 영입했다. 오 회장은 이 전 부총리와 절친하다.

이와 관련해 이른바 ‘이헌재 사단’으로 꼽히는 K 씨는 이날 밤 “이 전 부총리와 오 회장은 얼마 전 함께 일본으로 나가 현재 그곳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가 부회장으로 있던 아더앤더슨코리아에 자녀를 정식 직원 또는 인턴으로 취직시켰던 전직 고위 경제관료들도 김 씨와 거리 두기에 나섰다.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으로 현재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인 강봉균(康奉均) 의원은 “나보다는 진념(陳稔) 전 경제부총리와 더 친하다”며 화살을 돌렸다.

또 강 의원은 “2000년 국회의원 선거 때 김 씨가 선거캠프에 잠시 온 것은 후임 장관이었던 이헌재 씨가 ‘당신이 아이디어가 많으니까 가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보라’며 가보라고 해서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전 부총리는 “(김 씨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 그런 것은 묻지 마라. 그럼 사람을 일절 모르고 살아야 하나”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또 그는 “김 씨는 기아자동차 연구소에 있어서 만날 일이 없었고, 나도 기아차 회장으로 겨우 4개월 있었는데 친해지고 말고 할 시간이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진표(金振杓) 현 교육부총리도 “김재록 씨를 만난 적은 있지만 과거 경제부처 국장급 이상이면 모두 그와 일면식이 있을 것”이라며 ‘특별한 인연’을 부인했다. 또 “김 씨와 나 사이에 어떤 비판 받을 일도 없다”고 주장했다.

DJ 정부 시절 금융·기업 구조조정을 주도했던 재경부와 금융감독위원회 간부들도 김 씨와의 관계 얘기를 꺼내면 “한두 번 만났을 뿐이며 업무 관련성은 전혀 없었다”며 강한 부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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