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은 4500만∼5000만 달러(약 450억∼500억 원), 순익은 1000만∼1500만 달러.’
20일 끝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의 손익계산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 WBC의 경제적 측면에 대한 기사를 싣고 “일본이 결승전에서 승리하고 우승했지만 WBC의 ‘숨은 우승자’는 WBC 개최를 주도한 미국 메이저리그(MLB)”라고 분석했다.
우선 이번 대회규정에 따르면 대회 순이익의 절반은 미국 메이저리그와 선수노조 몫으로 돌아간다.
이와 함께 이번 대회를 통해 당초 목표로 했던 ‘메이저리그의 세계화’도 상당 부분 이뤄졌다는 것이 월스트리트저널의 평가. 특히 중국 이탈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직까지 야구가 도입 초기 단계인 국가들이 대회에 참가하도록 한 것은 메이저리그 해외 진출 전략의 일환이다.
팀 브로스넌 미국 메이저리그 사업담당 부사장은 “앞으로 중국에 대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또 조만간 유럽에서 메이저리그 정규대회 일부를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WBC는 미국 국내에서도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총관중동원 수가 74만 명에 이른다. 시청률도 기대 이상으로 높았다. 500만 달러(약 50억 원)를 지불하고 중계권을 따낸 스포츠채널 ESPN은 주채널을 통해서는 39개 경기 중 일부만 생중계하는 데 그쳤다. 미국 내에서 시청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 대 멕시코전은 시청자가 250만 명으로 미국프로농구(NBA) 경기 평균시청자의 2배에 달했다. 일본과 쿠바의 결승전도 시청자가 200만 명 선이었고, ESPN이 생중계한 경기의 평균시청자도 140만 명이었다.
그러나 부상 위험 때문에 소속팀 선수들의 WBC 참가를 허용하지 않았던 일부 메이저리그 구단을 설득해 참가를 유도하는 것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편 WBC 주최 측은 다음 달 모임을 갖고 일부 참가국들로부터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았던 대회 운영방식 등에 대한 개선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