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중학교 임시교사가 같은 학교 교사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법적인 조언을 받기 위해 법률구조공단 사이버 상담실에 올린 글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문제의 교사가 조합원으로 있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홈페이지에도 비난의 글이 빗발쳤다고 한다.
전교조는 그 교사가 구속된 지 6일 만에야 ‘조합원이 연루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 성명을 냈다. 2003년 충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장의 차 심부름을 요구받은 임시교사가 이에 항의하는 글을 인터넷에 게재했을 때와는 너무 다른 모습이다. 당시 전교조는 교장의 차 심부름 요구는 임시교사에 대한 중대한 인권침해라며 사건 바로 다음 날 진상조사를 나갔다. 그리고 그 학교를 재차 방문해 서면 사과를 요구함으로써 끝내 교장이 자살하는 일이 벌어졌다.
세대 간 견해차가 있을 수 있는 차 심부름 문제에서는 펄펄 뛰던 전교조가 조합원 교사의 임시교사 성폭행에 대해서는 ‘인권침해와 사생활은 별개’라는 논리를 펴다가 마지못해 늑장 사과했다. 전교조의 이런 이중적 태도에 거듭 실망하는 국민이 많다. 전교조는 소속 조합원들에게 임시교사 인권 침해와 성희롱 및 성폭력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할 것이다.
인터넷에는 성폭행 피해 여성이 직접 쓴 글에다 부분적으로 사실과 다르게 덧칠한 내용이 유포돼 피해 여성의 정신적 상처를 더 깊게 하고 있다. 술자리에만 참석하고 성폭행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교사들의 이름과 사진까지도 인터넷에 무분별하게 공개되고 있다. 마구잡이로 피해자의 글을 과장해 퍼뜨리거나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 관련자의 사진과 이름을 공개하는 것은 명예훼손 범죄에 해당하는 사이버 폭력이다. 설사 범죄의 가해자라고 하더라도 사진과 이름 그리고 불명확한 범죄사실을 유포해서는 안 된다.
임수경 씨 모욕사건 관련자들이 형사처벌을 받은 것에서 보듯이 인터넷도 치외법권(治外法權) 영역일 수 없다. 우리 사회에서 인터넷 윤리와 법의식 확립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