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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이헌재]WBC 감동 3년 뒤에도 이어지려면

입력 | 2006-03-22 03:00:00


미국 주도로 창설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메이저리그의 세계화’를 위한 대회였다.

그러나 결과는 뜻밖이었다. 4강 가운데 메이저리거가 대거 포진한 팀은 도미니카공화국이 유일했다. 그나마 한국은 메이저리거가 6명이었지만 일본은 2명뿐. 정치적인 이유로 망명 이외의 방법으로는 미국 진출이 불가능한 쿠바에는 단 한 명의 메이저리거도 없었다.

주관 방송사인 ESPN의 해설자이자 칼럼니스트인 피터 개먼스 씨는 “이번 대회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메이저리그가 무시해 왔던 다른 리그에 대한 존경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말처럼 한국과 일본 등 변방으로 인식되던 아시아 야구는 WBC를 통해 높은 수준을 세계에 알렸다. ‘아마 최강’이라는 쿠바도 메이저리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실력이 있음을 보여 줬다.

주연을 맡은 세 팀의 공통점은 끈끈한 팀워크와 국민의 성원을 등에 업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박찬호(샌디에이고) 서재응(LA 다저스) 김병현(콜로라도) 등 해외파가 일찌감치 일본 전지훈련 캠프에 합류하며 최강의 팀 분위기를 자랑했다. 국민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처럼 뜨거운 사랑을 보냈다. 일본 국민도 19일 한국과의 준결승 때 순간 시청률이 50%가 넘을 정도로 애정을 쏟았다.

쿠바 선수들은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에 대한 충성을 지켰다. 우려했던 미국 망명 사태는 전혀 없었다. 팬들의 열정도 뜨거워 19일 준결승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승리했을 때 수도 아바나의 술집에는 빈자리를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일본 쿠바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한국은 팬들의 지속적인 사랑과 정부 및 구단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만 앞으로도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의 몇몇 오래된 구장은 선수들이 몸을 던져 경기를 치르기가 어려울 정도로 그라운드 사정이 형편없다. 부대시설도 마찬가지다. 낡은 구장을 찾는 팬들 역시 즐거움을 느낄 수가 없다.

2009년 열리는 제2회 WBC에서 다시 한번 야구의 재미와 감동을 만끽하고 싶다면 해답은 간단하다. 정부와 구단은 아낌없이 지원하라. 선수들은 최고의 플레이로 화답할 것이며 팬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갈채를 보낼 것이다. ―샌디에이고에서

이헌재 스포츠레저부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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