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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환경단체 소송 남발, 국민부담 너무 크다

입력 | 2006-03-09 02:59:00


스위스에선 들판의 꽃이나 풀을 꺾어도 단속에 걸린다. 알프스 산기슭에 위치한 리더알프, 뮈렌 등 9개 지역은 휘발유 차량의 진입을 금지한다. 30개 환경단체는 1966년에 제정된 ‘자연 및 국토보호법’ 등에 따라 정부개발사업에 대해 단체 제소도 할 수 있다. 스위스 환경단체들은 지난 40년 동안 높은 전문성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알프스를 보호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스위스 의회는 최근 환경단체의 제소권을 제한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이 전했다. 잦은 제소로 중요한 개발사업이 지연됨에 따라 엄청난 경제사회적 손실이 생기기 때문이다. 예컨대 취리히 시가 2001년 5월 착공할 예정이던 1조5000억 원 규모의 유로게이트 개발사업도 환경단체의 제소로 중단됐다. 1993년부터 추진된 2조2500억 원 규모의 국도(國道)건설사업도 3년 이상 지연됐다. ‘2008년 유럽 축구선수권대회’ 경기장 건설은 아예 무산됐다. 새만금과 천성산터널 등 5개 국책사업의 공사 지연으로 4조 원의 손실을 입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처지다.

법 개정안을 발의한 한스 호프만 스위스 상원의원은 “환경단체의 제소로 국가 발전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이 지연되면서 사회적 손실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호프만법안은 환경단체가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활동해 온 분야에서만 제소권을 행사할 수 있게 제한하자는 내용이다. 환경단체가 조직의 목적에 맞지 않는 돈벌이 등 경제활동을 할 경우 제소권을 박탈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우리나라는 730여 개에 달하는 환경단체는 물론이고 개인도 정부개발사업에 대해 소송을 낼 수 있다. 세계적으로 환경보호에서 둘째가라면 서운하다 할 스위스보다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주체가 훨씬 많다. 이러다 보니 환경단체의 도덕성과 전문성을 둘러싼 시비가 끊이지 않고, 환경소송에 따른 국가적 손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환경과 개발의 조화를 위해 환경 관련 소송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제도 마련이 절실하고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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