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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병완과 조기숙

입력 | 2006-02-17 03:06:00


이병완 대통령비서실장의 강연과 조기숙 홍보수석의 고별사는 노무현 대통령 측근들의 왜곡되고 편협한 현실 인식을 고스란히 보여 주고 있다. 이 실장은 해외 주재 대사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보수 우익의 완장(腕章)을 차고 국민을 호도하는 광신적 색깔론자들’ 운운하며 언론 탓을 되풀이했다. 그는 “언론이 감시견(犬)도 아닌 권력 쟁취견이 되려 한다”고도 비난했다.

현 정권 출범 이후 과거사 청산의 이름 아래 국가 정통성을 흔들고, 경제의 성장동력이 흔들릴 정도로 ‘역사와의 투쟁’에 매달려 온 것은 바로 좌파가 아닌가. 좌파의 기세 때문에 한미 동맹이 흔들리고 민생이 도탄에 빠져도 우파는 제 목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용기를 내서 반론을 제기한 학자는 정부 산하의 연구소나 위원회에서 보이지도 않는 좌파의 ‘완장’에 차이고 밟혀 왔다. 그는 거꾸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실장의 경제 현실에 대한 인식은 더욱 한심하다. 그는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이고, 코리안 리스크는 사라졌으며, 경제 위기는 다시 오지 않는다”고 강변한다. 그렇게만 되면 오죽 좋으련만, 중립적인 학자들의 분석은 정반대다. 같은 날 정운찬 한국경제학회장은 “경제가 어려움과 불확실성에 부닥쳐 있는데 정책 대안을 마련하기에는 정부와 사회 역량이 모자란다”고 개탄했다. 경제계와 국민은 과연 누구 말을 믿을 것인가.

조 수석의 고별사도 ‘언론 탓’과 비아냥으로 가득하다. 그는 일부 언론이 자신과 국민 사이를 ‘이간질’했다며 “제가 떠남에 따라 다른 분들이 성가시게 되었다. 다들 몸조심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대통령의 ‘적대적 리더십’의 창(槍) 노릇을 해 오면서 가뜩이나 닫히고 소통이 안 되는 국정에 갈등과 소란을 증폭시켜 온 데 대한 반성의 겸허함은 눈 씻고도 찾아볼 수 없다.

측근들의 발언에는 국민이 무엇에 불만을 느끼고 불안해하는지에 대한 성찰이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에서 정치와 행정의 어느 부분이 폐색증(閉塞症)을 보이고 기능 부전(不全)에 빠져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기가 막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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