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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서울국제마라톤 D-29]후원금 모아 봉사하는 SK㈜ 동호회

입력 | 2006-02-11 03:06:00

신헌철 사장(앞줄 가운데)을 비롯한 SK 마라톤동호회 회원들이 3월 12일 서울국제마라톤에 대비해 8일 남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박영철 기자


달리면서 행복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

SK㈜ 마라톤 동호회원. 350여 명이나 되는 이들은 대회에 나갈 때면 주위 사람들에게 완주를 약속하고 후원금을 받는다. ‘내가 완주를 하면 얼마씩 지원해 달라’고 사전에 약정을 한 뒤 후원자의 이름을 등에 달고 달린다.

2001년 이 회사의 신헌철(61) 사장은 지인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내 440만 원의 후원금을 모았다. 일명 ‘마라톤 펀드’가 처음 생긴 것. 이후 사원들이 이 행사에 동참했고 회사는 후원금으로 모인 돈에 해당하는 액수만큼 내놓았다.

해를 거듭하면서 후원금은 눈 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해에는 후원금을 통해 모은 6500만 원에 회사 지원금 6500만 원이 더해져 1억3000여만 원의 거금이 됐다.

사내 30여 개 봉사동아리는 이를 들고 여러 후원단체를 찾았다.

SK 마라톤 동호회 문병국(45·폴리머 해외영업팀장) 부장은 8일 동호회원들과 함께 서울 노원구 홍파복지원을 찾았다.

대소변을 가리기 힘든 중증 장애인들을 위해 트럭 한 대 분량의 기저귀(시가 1300만 원 상당)를 가지고 갔다. 문 부장은 “우리 회사의 모토 ‘행복 나누기’처럼 마라톤을 통해 진짜 행복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마라톤을 하면서 임직원들이 마음을 나누니 임금협상 등 노사관계도 훨씬 좋아졌다”며 “통일이 되면 부산에서 신의주까지 국토 종단 마라톤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SK㈜는 지난해 10월에는 창립기념일을 앞두고 ‘국토 종단 이어달리기’를 했다. 한 달간 매주 토, 일요일 서울에서 울산공장까지 500km를 이어달린 이 행사에는 무려 1300여 명의 임직원이 참가했다.

다음 달 12일 서울국제마라톤에선 신 사장을 비롯해 본사, 울산공장, 대전연구소의 63명이 참가해 ‘완주를 목표로 한 행복 나누기’ 행사를 벌인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