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미국 사람들.'
미국 내 수면제 판매량이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뉴욕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수면제 처방건수는 4200여만 건으로 2000년에 비해 60%가 늘어났다.
이는 경쟁이 심해지고 직장에서 노동 강도가 높아지면서 불면증 환자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 전문가들은 "불면증은 과로와 지나친 긴장의 산물로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미국인 가운데 10% 정도가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제약업체들의 광고전도 수면제 사용량을 늘리는데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 수면제들을 개발한 다국적 제약업체들이 공격적인 판촉활동을 펼치면서 '수면제의 대중화'를 주도했다.
실제로 제약업체들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수면제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내용의 광고비용으로 2억9800만 달러를 사용했다. 이는 2004년 전체에 비해서도 4배 이상 많은 액수다. 특히 그동안 미국 수면제 시장을 독점해왔던 앰비언에 도전하는 경쟁사 제품들이 최근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면서 광고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면제가 이전에 비해 안전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치게 많이 사용되는 것은 문제라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불면증 환자들이 근본적인 치료 대신 매일 잠자리에 들어갈 때마다 '약'에 의존하는 것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
다음날에도 비몽사몽 상태로 남아있을 수도 있고, 심한 경우에는 몽유병이나 단기 기억 상실증도 나타나는 사례가 많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