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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포트-희귀병 대학생 “우정은 영원”

입력 | 2006-01-28 03:02:00

희귀병으로 고생하는 신형진 씨(왼쪽)는 다음 달 1일 열리는 리언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의 이임식에 초대받았지만 참석이 어려워 아쉬워한다. 신 씨는 2004년 미국을 방문했다가 병세가 악화된 뒤 미군 특별기로 귀국하면서 러포트 사령관과 편지를 주고받았다. 사진은 러포트 사령관이 지난해 9월 삼성서울병원 입원실로 신 씨를 찾아가 위로하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주한미군 사령관의 이임식에 초대합니다.”

온몸이 굳어지는 희귀병인 ‘척추성 근위축증’으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18층 병실에 1년째 누워 있는 연세대 컴퓨터공학부 신형진(23) 씨는 1월 초 병상에서 초대장을 받았다.

신 씨가 다음 달 1일 이임식을 끝으로 3년여의 한국 생활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리언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4년 7월.

외할머니 팔순 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신 씨는 병세가 악화돼 현지 중환자실에 두 달간 입원해 있다 러포트 사령관의 배려로 미군이 마련한 KC-10 특별기편으로 귀국했다.

신 씨의 사연을 들은 유재건(柳在乾) 열린우리당 의장이 러포트 사령관을 통해 미군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이를 보고받은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부 장관의 지시로 특별기가 뜨게 됐다.

신 씨와 러포트 사령관은 이후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다. 러포트 사령관은 지난해 9월 병실을 찾아 “빨리 나아 학교에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위로했으며 ‘같이 갑시다’는 문구가 적힌 기념 메달을 신 씨에게 추석 선물로 줬다.

하지만 신 씨가 이임식에 참석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신 씨는 기관지 절개 수술을 받아 현재 말을 할 수가 없는 데다 지병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신 씨 어머니 이원옥(60) 씨는 “지난해 12월 러포트 사령관은 ‘형진이를 위해 매일 기도한다’고 말했다”면서 “형진이도 이임식에 꼭 가고 싶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 씨는 “얼마 전 러포트 사령관의 부인이 ‘한국을 떠나도 계속 연락하고 지내자’는 내용의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내 왔다”며 “앞으로도 이들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