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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시대! 대표주자]교보-한국-신영 ‘징검다리 펀드’

입력 | 2006-01-17 03:10:00

교보투자신탁운용의 `징검다리 펀드` 운용팀. 왼쪽부터 곽태호 차장, 심홍섭 주식운용팀장, 송인호 차장, 원승연 운용본부장, 홍정웅 대리, 김종윤 사원. 이훈구 기자


긴 터널을 만들 때는 일정한 거리를 판 다음 지지대를 세우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한다. 지지대를 세워 놓고 벽을 탄탄하게 다지면서 전진하지 않으면 중간에 무너져 버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교보, 한국, 신영 등 3개 투신운용사가 공동 개발한 ‘징검다리 펀드’는 자산 불리기와 다지기를 병행하는 펀드다.

주식 투자로 일정한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모든 자산을 채권으로 바꿔 주가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을 없애는 것. 증시 조정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금융감독원은 이 펀드를 ‘2005년 우수 금융신상품’으로 선정했다.

○ 목표 이상 욕심내지 않는다

주식 투자 비중이 큰 펀드는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낸다. 그러나 반대로 하락장이 오래 계속되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할 수밖에 없다. 수익률이 낮지만 안정적인 채권 등의 상품에 분산 투자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주식혼합형 징검다리 펀드의 주식투자 비중은 60% 정도. 나머지는 채권이다. 6개월 목표수익률은 3개월 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보다 5%포인트 높은 8.5% 정도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지 않는 대신 하락장에서 손실을 볼 위험이 작다.

6개월 안에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자동으로 모든 주식이 처분돼 채권과 현금으로 바뀐다. 주식 투자를 계속 유지할 때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을 포기해야 하는 것.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주가 하락으로 입을 수 있는 손실의 위험도 동시에 없어진다.

투자자는 6개월마다 운용 성과를 따져보고 계속 투자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교보투자신탁운용 원승연 운용본부장은 “단기 투자할 여유자금이 있거나 안정적인 장기 투자를 원하는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판매는 한국투자증권이 전담하지만 운용은 3개사가 나눠 맡는다. 한 달을 세 기간으로 나눠 일정 기간에 가입한 계좌를 모아 운용사 한 곳에 맡기는 것.

세 운용사가 같은 이름의 펀드를 각자의 방식으로 나눠서 운용하다 보니 목표수익률 달성을 놓고 경쟁이 붙을 수밖에 없다. 투자자는 판매처에 문의해 세 투신사의 성적을 비교해 보고 원하는 운용사의 상품을 선택해서 가입할 수 있다.

○ 변화에 민감하지 않은 펀드

이 펀드는 경기에 상관없이 꾸준하게 일정한 수익률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투자 대상을 고르는 과정에서 시장의 유행에 따른 특정 테마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원 본부장은 “감(感)을 철저히 배제한 채 1년 뒤의 가치를 자신 있게 예측할 수 있는 대상에만 투자하는 것이 매니저의 의무”라며 “고객에게도 1년 정도 투자할 계획을 갖고 6개월마다 결과를 점검해 투자 여부를 다시 결정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높은 수익률에 도전하는 상품이 아니므로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그러나 거치식이면서도 가입 금액에 제한을 안 둬 여윳돈을 분산 투자하는 수단으로 적당하다. 최초 가입 후 170일이 지나면 수수료 없이 환매할 수 있다.

투자자의 자산 배분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것도 이 펀드의 특징. 시장 상황이 변하더라도 주식에 투자하는 자산 비중을 주식혼합형은 60%, 채권혼합형은 30%로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조민건 주식운용팀장은 “어떤 상황에서든 일정한 수익률을 얻으면서 자산 배분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주는 펀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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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