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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0.5평의 진화’

입력 | 2006-01-07 03:02:00


《#1.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의 엘리베이터는 의사 간호사가 손가락을 갖다 대면 지문을 인식해 지정한 층으로 곧바로 올라간다. 목표 층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다른 층에서 엘리베이터를 세울 수 없어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2.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살면 복도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집 안에서 미리 엘리베이터를 부르고 엘리베이터가 도착한 뒤 나가면 된다. 1분이 아까운 아침 출근시간에는 그만이다.》

‘빌딩의 혈관’ 엘리베이터가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수송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기 청정은 물론 항균(抗菌), 탈취(脫臭)에 지문 인식 등 첨단 기능을 속속 갖추고 있다.

사면을 유리로 만들거나 지하철 손잡이 모양의 전등으로 내부를 장식한 엘리베이터도 등장해 ‘0.5평 공간의 예술’로 자리 잡고 있다.

○사각의 공간, 예술을 꽃피우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 W서울워커힐호텔 엘리베이터에는 지하철 손잡이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손잡이는 전구로 만들어졌으며 3기(機)가 운행되는 엘리베이터는 각각 빨강 노랑 초록색 세 가지 색상의 전구로 장식했다.

W서울워커힐호텔 홍보팀 켈리 김 씨는 “손잡이 전등은 90kg까지 견딜 수 있어 고객이 매달려도 이상이 없다”며 “색다른 디자인에 신기해하며 사진을 찍는 분도 많다”고 말했다.

사면이 유리로 만들어진 일명 ‘누드 엘리베이터’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쇼핑몰 라페스타, 인천공항 등에 잇달아 등장했다.

일산 라페스타의 누드 엘리베이터는 ‘명물(名物)’로 연인들 사이에서는 이곳에서 사진 찍는 것이 유행일 정도.

인천공항의 VIP용 엘리베이터는 전통 가옥의 창호 문양으로 내부를 꾸몄다.

○건강&첨단 기능을 동시에

오티스엘리베이터는 항균 및 살균, 탈취에 전자파 방지 기능을 갖춘 친환경 엘리베이터를 개발했다.

공기살균시스템을 도입한 현대엘리베이터의 ‘이노스’도 곰팡이 박테리아를 죽이고 냄새를 없애 줘 참살이(웰빙) 열풍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다.

승객이 타면 자동으로 감지해 향기를 내보내는 엘리베이터도 있다.

어린이들이 장난칠 경우에 대비해 탑승객 수보다 버튼이 지나치게 많이 눌러지면 모든 버튼을 자동 취소시키는 기능도 도입되는 추세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와 부산 벡스코,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금융 빌딩은 자석을 이용해 엘리베이터를 작동함으로써 전력 사용량은 물론 소음과 진동을 줄였다.

○하나의 승강로, 두 개의 엘리베이터

올해 하반기 서울 마포구 상암DMC(디지털 미디어 시티)에 완공되는 18층짜리 대우트럼프월드에는 승강로 하나에 두 개의 엘리베이터가 들어가는 ‘트윈 엘리베이터’가 설치된다.

엘리베이터 두 개가 붙어 있는 ‘더블 데크’가 아니라 두 개의 엘리베이터가 각각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으로 국내에는 처음 도입되는 방식.

트윈 엘리베이터는 독일 뮌헨 BMW 본사, 스페인 발렌시아의 오시애닉센터, 러시아 FTM 코스모타워 등에서 운행되고 있다.

티센크루프동양엘리베이터 김성민 부장은 “트윈 엘리베이터는 수송 인원이 두 배로 늘어 층간 이동 인원이 많은 건물에 효과적”이라며 “승강로 수도 줄일 수 있어 활용할 수 있는 공간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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