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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동서남북/부산 경남 경마공원은 양날의 검

입력 | 2005-10-05 08:47:00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부산경남경마공원이 지난달 30일 개장해 기수들의 열띤 채찍질이 시작됐다.

10경주가 열린 첫날 하루 동안의 총 배팅금액은 무려 127억3000여만 원. 이 중 70%는 배당금으로 되돌아간다. 나머지 30% 가운데 10%는 지방자치단체에 레저세로, 20%는 한국마사회의 몫으로 돌아간다.

이날 하루 12억7000여만 원의 레저세가 거둬져 부산시과 경남도가 반반씩 나눠 가지게 됐다. 부산과 경남은 각각 경마공원에서 연간 500억 원 정도의 지방세 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8·31 부동산대책 이후 취득세와 등록세가 줄어 가뜩이나 지방세수가 빈약한 상황이어서 이 돈은 ‘가뭄에 단비’와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경마공원이 다양한 놀이문화 보급과 지방세수 확보라는 목적으로 건립되긴 했지만 근원적으로는 사행심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도박이라는 멍에를 쉽게 벗어날 수는 없다. 한국마사회는 2010년까지 다양한 가족놀이 공간을 확보해 공원화하고, 도박중독 클리닉을 만들기로 하는 등 나름대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눈길은 곱지 많은 않다.

부산경실련은 “현재 경마공원의 3개 공원시설을 연결하는 길에 벤치 등 편의시설이 전혀 없고 완공 예정인 공원들도 대부분 경마테마파크 경마전시관 홍보관 일색이어서 실질적인 시민 휴식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경실련은 “무인발권기까지 설치돼 고액 배팅으로 인한 중독자가 단기간에 늘어날 것”이라며 “마사회에서 말하는 경마장의 공원화는 말뿐이고 실제로는 수익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엄청난 세수를 올리게 된 부산시와 경남도도 도박 중독자의 양산을 방지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보이지 않아 비난을 받고 있다.

가뜩이나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역민들에게 도박 중독이라는 고통까지 떠안기지 않으려면 마사회와 지자체는 실효성이 있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