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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완 비서실장 “정치혁신 방법 대연정만 있는게 아니다”

입력 | 2005-09-22 03:03:00


청와대가 21일 그동안의 연정 드라이브가 전술적으로 실패했음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 이슈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야당의 주장을 ‘정략적 의도’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이병완(李炳浣)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되돌아보면 연정 이슈 자체가 목적인 것처럼 비쳐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정 드라이브가 전술적으로 실패했음을 인정하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첫 발언이다.

그러나 이 실장은 “정치 혁신의 방법이 대연정만 있는 게 아니다. 다른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세가 불리해 연정론을 철회하지만 그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는 취지였다.

그러면서 이 실장은 한나라당을 겨냥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대통령에게 경제에 ‘다걸기(올인)’ 하라는 주장엔 정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며 “참여정부에서 국정의 모든 부분은 민생경제와 떨어진 부분이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일부 정치권에선 과거사와 정치개혁 문제만 나오면 ‘대통령은 경제만 챙기고 다른 데 입을 다물어라’며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과거 권위주의, 유신시대에 다른 것은 제쳐 놓고 경제만 얘기하도록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경제를 챙기라는 한나라당의 요구가 과거사와 정치 개혁 이슈를 회피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인 것. 이는 연정 드라이브의 중단이 한나라당의 경제 공세에 떠밀린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뜻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회의에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부동산정책, 조세문제, 양극화 극복 대책 등 중요한 정책 현안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이를 처리하는 데 전념해야 할 것”이라며 “논란이 될 수 있는 정치적 사안을 제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