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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은 빠듯… 일은 산더미… 점점 작아지는 샐러리맨

입력 | 2005-09-05 03:02:00


《월급은 샐러리맨의 자존심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다. 주머니 속의 지갑 두께가 얇아질 때, 월급에서 이것저것 떼고 남는 게 없을 때, 집에서 아내가 “왜 남들처럼 돈 많이 못 벌어 오느냐”고 투정할 때 직장인들은 비애(悲哀)를 느낀다. 최근 상반기 기업별 급여액과 평균 월급 액수가 발표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더욱 심화됐다는 내용도 알려졌다. 이를 보고 한숨을 내쉰 직장인들이 적지 않았다.》

○ “주5일제요? 먼 나라 이야기죠”

경북 의성군의 한 중소 섬유제조업체 생산부장 A(42) 씨. 섬유업계에 몸담은 지 18년, 이 공장에서 일한 지는 8년이 됐다. 상여금을 포함한 연봉은 세전(稅前) 기준 4300만 원 정도.

300만 원 남짓한 월급에서 세 아이(14세, 9세, 7세)의 교육비로 들어가는 돈이 약 80만∼90만 원. 학원도 보내야 하고 학습지도 사줘야 한다. 월급에서 교육비와 생활비를 빼면 아주 빡빡하다. 한 달에 15만 원씩 붓는 적립식 펀드가 저축의 전부.

그는 대기업들의 평균 급여액을 보고 소외감을 느꼈다고 했다. “사람마다 능력의 차이가 있는 건 인정하지만 은근히 박탈감이 생기더군요. 우리는 주 40시간이 아니라 주 50∼60시간씩 일하는데도 말입니다.”

A 씨는 중소업체에 주5일제는 “먼 나라 이야기”라고 했다. 주야 3교대로 근무하며 수시로 밤샘 작업을 해야 하고 쉬는 날도 한 달에 두 차례밖에 없다.

월급 때문에 가장 속이 상할 때는 현대자동차, 아시아나항공 등 대기업 노조가 파업할 때란다.

“실력 있는 분들이겠지만 우리 작업 조건과 비교하면 (요구 사항의) 현실감이 떨어집니다.”

○ “동창회 정말 나가기 싫어요”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치고 귀국해 두산그룹 계열사에서 일하는 입사 9년차 B(36) 과장.

그는 성과급을 포함해 연봉 4800만 원 정도를 받는다. 맞벌이를 하고 있고 한 살짜리 아이는 장모님이 돌봐 주신다. 2007년 8월 입주 예정으로 아파트를 분양 받아 매월 200만 원의 중도금과 30만 원의 은행 대출이자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재테크는 꿈도 못 꾼다고.

가장 상실감을 느낄 때는 고등학교 동창회 모임에서다.

“금융, 증권 쪽에서 일하거나 공인회계사, 변호사인 친구가 많아요. 모이면 ‘차를 바꿨네, 보너스는 얼마네’ 이런 얘기 합니다. 내 처지와 비교하면 처량합니다. 아내는 ‘창피하다’고 하더군요.”

○ “위보다 아래 내려다보고 살아야”

삼성그룹 계열사 입사 18년차 C(41) 팀장. 연봉은 성과급에 따라 6000만∼7000만 원 정도다.

자녀 욕심이 많아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키우는 자녀가 5명. 교육비가 가장 부담된다. 한 달에 들어가는 교육비만 100만∼150만 원 정도. 월급의 약 30%를 차지한다.

그는 “제조업체보다 금융회사 직원들이 더 많이 받는 게 속상하다”고 한다. “2차 산업보다 3차 산업 종사자 월급이 많으니 젊은이들이 제조업체에 잘 안 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그룹 안에서도 성과에 따라 계열사 간 월급 차는 크다.

그는 “삼성전자 같은 회사와 비교해 섭섭하지 않으냐”고 묻자 “돈을 더 많이 받는 건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는 뜻 아니겠냐”며 “우리보다 월급 적게 받는 회사들이 사방에 깔렸다고 위로하며 산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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