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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프레레호 침몰 뒷얘기]감독-선수 ‘따로국밥’

입력 | 2005-08-25 03:28:00


1년 2개월 만에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내놓은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 결코 짧지 않은 기간에 ‘본프레레호’는 내부에서 수많은 문제가 곪아 터져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본프레레 감독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이유 중 하나는 선수들과의 교감이 거의 없었다는 것. 경기 비디오테이프를 가져다 주어도 본프레레 감독은 혼자만 볼 뿐이지 선수들을 불러 문제를 분석하거나 토론을 해 본 적이 없다는 것. 아예 선수별로 편집된 비디오는 “필요 없다”면서 경기 전체 비디오만 혼자서 볼 뿐이었다고.

본프레레 감독은 선수들의 마사지 시간에도 도중에 불쑥 끼어들어 자신이 마사지를 받겠다고 하는 등 돌출 행동으로 관계자들을 뜨악하게 만들곤 했다고. 여기에 식사시간과 간식 메뉴조차 감독 뜻에 따라 자의적으로 바뀌곤 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위원들은 팔짱만 끼고 있었다.

축구협회의 실무진과 기술위원회는 “대표팀 내의 커뮤니케이션에는 문제가 없다”고 되풀이해 왔지만 내부 사정은 정반대였던 것.

한 기술위원은 24일 “본프레레 감독과 얘기를 하고 싶어도 스스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돼 있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과연 이번 사태의 책임을 감독 한 명에게만 돌릴 수 있을까. 감독, 선수, 팬들 사이에서 조율자 역할을 하지 못한 기술위원들은 결국 본프레레를 팬들과 선수들로부터 고립시켰고 그 결과 자신들도 궁지에 몰렸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