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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일기장’ 등장 前現의원 수사

입력 | 2005-08-20 03:03:00


서울지방경찰청은 19일 검찰과 경찰 및 언론에 금품 로비를 한 의혹을 받고 있는 홍모(64·구속) 씨의 수사책임자인 강모(53) 광역수사대장을 유현철 서울경찰청 강력계장과 교대 발령했다. ▶본보 19일자 A8면 참조

경찰은 “홍 씨가 강 대장에게 꿀과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어 한점 의혹 없는 수사를 위해 강 대장을 인사 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 대장은 “일선 경찰서에 근무할 때 홍 씨가 부재중에 찾아와 꿀 1통을 놓고 갔는데 직원이 이를 받은 것 같다”며 “홍 씨에게서 돈을 받은 사실은 결코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홍 씨가 전·현직 국회의원 등에게도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는지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홍 씨는 2003, 2004년 경찰 검찰 언론사 관계자 외에도 전·현직 국회의원 2명과 보좌관 1명, 세관 식품의약품안전청 구치소 세무서 직원들을 포함해 모두 35명에게 1억2000만 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사실을 자신의 일기에 기록했다는 것.

홍 씨는 자신의 사업과 관련된 상임위 소속의 전·현직 국회의원 2명과 보좌관 1명에게 38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일기에 적어 놓았다.

홍 씨는 또 은행 지점장 등 금융권 관계자 4명에게 대출청탁 명목으로 2620만 원, 대대장급 현역 군인 2명에게 각각 900만 원, 세관 직원 등 8명에게는 1000여만 원의 금품 로비를 시도했다고 적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 관계자 4명에게는 3423만 원, 경찰관에게 900만 원, 방송사 간부 7명에게는 3495만 원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친분이 있어 식사를 하고 약간의 돈을 준 것으로 청탁이나 대가성은 전혀 없었다”고 진술했다.

18일 경찰 조사를 받은 방송사 간부 역시 “현금과 향응을 제공받은 것은 인정하지만 어떤 대가가 있었던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홍 씨가 일기장에 기록한 대로 금품 및 향응이 실제로 제공됐고 그 과정에서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밝히는 것이 수사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