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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문학

입력 | 2005-06-25 08:37:00


◇꿈꾸는 책들의 도시(발터 뫼르스 지음·들녘)=독일의 만화가, 시나리오 작가인 뫼르스(48)가 지난해 발표해 주목 받은 판타지 소설. 작가가 만든 가상의 대륙에 사는 큰 도마뱀 힐데군스트가 고서점과 불법서점들만 5000군데가 넘는 책의 도시 ‘부흐하임’을 찾아간 이야기다. 이곳은 거울에 비춰 읽도록 왼손으로 쓴 책, 읽으려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책들의 진열실, 독자가 책을 읽다가 잠이 들면 책갈피 끈으로 목 졸라 죽이는 책 같은 게 있는 기묘한 세계다. 전편에 걸쳐 책을 소재로 한 기발한 상상의 조각들이 가득하다. 전2권, 각권 1만1000원.

◇알쏭달쏭 소녀백과사전(이기인 지음·창비)=200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ㅎ방직공장의 소녀들’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기인(38) 시인의 첫 시집. 이 시집에 문제성이 있는 것은 시인이 자란 공장지대인 인천 학익동의 여공들에 대한 기억을 몹시 외설적인 시들로 빚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시들은 자본과 기계화의 폭력 앞에 무력한 여공들에 대한 애잔한 서글픔을 동반한다. 하지만 어떤 대목들은 음란한 상상력이 반감을 불러온다. ‘원통형의 주름치마 속에 감춰진 내 꿀단지’나 ‘엉덩이 살을 한 근만 팔라고 조르던 그 정육점 남자’ 같은 대목이 들어있는 시 ‘알쏭달쏭 소녀백과사전: 꿀단지’ 같은 시가 그렇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잠재된 죄의식을 드러낸 ‘솜털’ 같은 시, 돈을 벌어야 하는 현실과 연꽃처럼 피어나고픈 탈속(脫俗) 사이의 공존을 다룬 ‘신발’은 서늘하면서도 여운이 길다.

◇41년생 소년(문순태 지음·랜덤하우스중앙)=오래 전 죽은 줄만 알았던 고향 친구의 전화. 그는 어릴 적 가장 친한 친구였지만 소년 빨치산이 되어 남들 앞에 뻐기던 기억으로 남아 있었는데…. 아픈 역사 속의 심리적 외상과 그 사회적 재구성을 조명해 그려낸 장편소설. 9000원.

◇디지털 포트리스(댄 브라운·대교베텔스만)=‘다빈치 코드’로 일약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라선 댄 브라운의 처녀작. 이미 소개된 그의 후속작들과 마찬가지로 정교한 복선, 치밀한 구성, 허를 찌르는 반전 등을 자랑. 전2권, 각권 7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