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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先物거래로 800억 손실

입력 | 2005-06-25 03:02:00


삼성물산이 금속 선물(先物)거래 실패로 800억 원가량의 대규모 손실을 보았다.

삼성물산은 24일 공시를 통해 “홍콩 현지법인인 ‘삼성 홍콩’이 금속 영업과 관련한 선물거래로 8000만 달러(약 800억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홍콩법인은 삼성물산이 100% 지분을 갖고 있어 이번 손실은 삼성물산 본사에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

임은석 삼성물산 홍보팀 부장은 “정상적인 선물거래에서는 이 정도로 큰 손실이 날 수 없다”며 “대규모 손실의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 본사 조사팀이 홍콩으로 23일 떠났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전균 연구원은 “8000만 달러면 국내 단일법인이 금속 등 원자재 선물 시장에서 잃은 손실로는 사상 최대인 것 같다”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전례가 드문 상당한 손실”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순이익은 771억 원, 영업이익은 2569억 원으로 이번 손실은 작년 연간 순이익보다 더 많은 금액이다.

24일 삼성물산 주가는 이 소식이 전해진 이후 전날보다 1600원(10.60%) 폭락한 1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손실의 규모가 워낙 큰 것으로 보아 삼성물산이 헤지(위험 회피)용으로 선물에 투자하지 않고 투기적 거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만약 투기 거래로 거액을 날린 것이라면 기업 내부 규정의 허술함과 투자 시스템의 미비 등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이 때문에 이번 사태가 지난해 ‘중국판 엔론 사태’로 불렸던 ‘차이나 애비에이션 오일(CAO)’ 그룹의 투자 실패 사태처럼 파장이 커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금속선물시장::

선물거래는 가격이 오른다고 생각하는 쪽과 내린다고 생각하는 쪽이 투자를 해서 실제 가격 변동에 따라 예상이 맞은 쪽 투자자가 틀린 쪽 투자자의 돈을 가져가는 일종의 제로섬 게임. 이 가운데 금속 선물시장은 구리 아연 등 비철금속 가격의 등락에 따라 결정되는 선물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