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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 함께 하는 DIY]대학생 이해인 씨의 ‘손바닥 정원’

입력 | 2005-03-24 16:15:00

바구니와 유리용기를 이용해 만든 손바닥 정원. 장소:경기 용인시 신봉동 LG 5차 아파트 한귀숙(55)씨 댁. 손바닥 정원 꾸미기


이번 DIY 코너에는 이해인(20·경희대 경영학과 2년)씨가 어머니 강명희(51) 씨를 위해 손바닥 정원용 화분을 만들었습니다. 원예가 홍인경(55·가든스쿨글로리 강사)씨의 지도로 만든 것은 바구니 정원입니다. 이 씨는 이 정원을 그동안 가족을 돌보느라 고생하신 어머니께 봄선물로 드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손바닥 정원이란?

손바닥만 한 작은 용기에 식물을 심어 실내정원의 느낌을 만끽하는 것. 개인의 취향에 따라 손바닥만 한 것에서부터 베란다 정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작고 앙증맞으며 제작과 관리가 쉬워 손바닥 정원이 산호수, 아글레오네마, 더피, 안스리움 등 주로 관엽, 관화 식물을 이용해 만든다.

○맥반석과 스티로폼 깔기


손바닥 정원에 사용하는 용기는 구멍이 없는 것이 관리하기가 편하지만 흙이 썩기 쉽다.

집에서 사용하는 작은 바구니 안에 비닐을 2겹으로 깐 뒤 비닐 안에 맥반석(1봉지 5000원)을 한 겹으로 얇게 뿌려준다. 비닐은 바구니 틈새로 물과 흙이 새나가지 않도록 하고, 맥반석은 물을 정화시켜 흙(인공토양)이 부패하는 것을 막아준다.

또 손바닥만 한 크기의 화분에는 필요 없지만 바구니 정도 크기라면 스티로폼 조각을 넣어 따로 배수층을 만들어 줘야 한다. 스티로폼은 손바닥 3분의 1 정도의 크기로 뜯어 듬성듬성 아래가 안 보일 정도로 깐다.

아주 쉬워 보이지만 초보자에게 쉬운 것이 어디 있을까. 촬영 탓에 긴장했는지 이 씨는 스티로폼 크기를 고르게 자르는 데도 상당히 긴장하고 있었다.

○인공토양 깔기와 식물 심기

다음은 스티로폼이 안 보일 때까지 인공토양(1봉지 1000원)을 뿌려준다. 인공토양은 가급적 일반 흙과 섞지 않는다. 식물을 사오거나 다른 화분에서 퍼다가 심을 때 일반 흙이 묻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잘 털어주지 않아 인공토양과 섞이면 부패할 우려가 있다.

인공토양 위에 식물을 심는다. 용기 크기에 따라 여러 개 심는데 뒤쪽에는 제일 큰 식물을 심고 크기대로 차례로 심어야 보기에 좋다. 이 씨의 바구니 정원에는 안스리움과 산호수, 더피를 크기 순서로 심었다.

식물은 가급적 뒤쪽으로 심고 앞부분에 약간의 공간을 남겨두어 여백의 미를 살리는 것이 전체적으로 보기에 좋다. 앞부분의 빈 공간은 자갈이나 다른 장식물로 모양을 낸다.

식물을 심고 나면 다시 뿌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인공토양을 덮어 준다.

흙을 뿌리면서 홍 씨와 이 씨가 말을 주고받는다.

“남자친구 줄 거예요? 누군지 몰라도 좋겠네요.”

“아뇨. 남자친구 없어요. 엄마 드릴 거예요. 엄마한테 봄 선물로요.”

○마감과 물 주기

바구니 정원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이끼(1봉지 3000원)로 흙 위를 덮어 준다. 앞부분의 빈 공간에 흰 자갈을 원근을 살려 깔아 주면 시냇물이나 오솔길 같은 효과를 줄 수 있다. 자갈은 시냇물을 보는 것처럼 뒤쪽은 좁게, 앞쪽은 넓게 배치하는 것이 요령.

다 끝난 뒤에는 물을 500mL 캔 크기로 5번 정도 주고 이후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500mL씩 주면 된다.

손바닥 정원용 화분은 직접 만들기가 쉽고 정기적으로 물을 주는 것 말고는 별도의 관리가 필요없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만드는 이가 늘고 있는 추세.

“이게 정말 제가 만든 건가요. 믿기지 않는데요. 엄마가 매우 좋아하실 거예요.” 작지만 소중한 ‘정성’을 완성한 이 씨의 표정에서 어머니에게 향하는 사랑이 그대로 배어 나왔다.

글=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사진=강병기 기자 arche@donga.com

◇독자 DIY 제작과정은 www.donga.com/life/weekend에서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다음 번 ‘독자 DIY’에서는 나무 의자 만들기에 도전합니다. 정원에서, 베란다에서 잠시 앉아 쉴수 있는 의자를 만들어 보고 싶은 분은 위크엔드(weekend@donga.com)로 참가를 원하는 사연과 연락처를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참가비는 무료입니다.

▼“엄마께 봄을 선물하고 싶어요”▼

사랑하는 우리 예쁜 엄마께.

엄마!! ^^ 이렇게 사랑한다고 말해 본 지가, 또 이렇게 편지를 써 본 지가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이제 다 컸다고 이리저리 바빠서 엄마에게 신경도 잘 못 쓰고….

정말 추웠던 지난해 겨울처럼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꽁꽁 얼어 있던 우리 가족. 그런데도 엄마는 하루도 쉬지 않고 너무나도 열심히 살아 오셨지요. 저랑 동생의 투정과 짜증, 불만을 다 받아주시면서요. 그런 엄마께 이제는 정말 따스하고 싱그러운 '봄날'을 선물하고 싶어요.

미숙하지만 제가 엄마를 생각하며 직접 만든 이 손바닥 정원을 드립니다. 올해에는 정말 아프지 마시고, 힘들어 하지 마시고, 항상 힘차고, 밝고, 신나고, 즐겁고, 따뜻하게 지내시는 엄마가 되겠다고 약속해 주실 수 있죠.

저도 엄마랑, 저를 사랑해 주신 모든 분에게서 받은 감사함을 잊지 않고 보답할 수 있는 예쁜 딸이 될게요.

꼭 그럴께요.

엄마! 이제 정말 봄이 왔어요.

추위가 가고 따스함이 다가오듯이 우리 그렇게 밝고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요. 정말 사랑해요. 엄마~.

따뜻한 '봄날'의 시작에 딸 해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