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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프리카 표 사서 안보리 간다”

입력 | 2005-03-22 18:00:00


“이 나라 대통령과는 누가 가깝지?”

“아프리카 나라들 모임이 있는데 참석해야겠지?”

요즘 매일 오전 8시 반 미국 뉴욕의 일본 유엔대표부 회의실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전략회의가 열린다고 22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총력외교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원조 공세=일본이 아프리카 대륙 53개국을 상대로 최근 3개월간 무상지원 형태로 뿌린 돈만 133억 엔(약 1330억 원). 말라리아 예방책으로 2007년까지 100억 엔(약 1000억 원)어치의 모기장 1000만 개를 제공한다는 선심성 제안도 내놨다.

‘카리브해 공동체’ 회원 14개국 수뇌부를 상대로 일본 정부 특사가 순회하며 설득하고 있다. 5월 말에는 일본-카리브해 공동체 간 각료급 회의가 4년 만에 열린다.

아프리카와 카리브 해 지역 등에 대한 원조 공세는 상임이사국 확대를 위한 유엔 헌장 개정 시 191개 유엔 회원국 3분의 2 이상 찬성과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회원국 3분의 2 이상 비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5개국에서 11개국으로 늘리는 내용의 결의안을 7월경 독일 인도 브라질과 함께 유엔총회에 제출하며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9월 14∼16일 밀레니엄 선언에 관한 세계정상회의 때까지 확대안 골격을 확정할 계획이다.

▽국제 여론=아난 총장은 21일 상임이사국 확대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며 “상임이사국을 6개국 늘린다면 한 나라는 아시아 국가인 일본”이라고 말해 소동이 일었다. 그가 일본 편을 들어온 것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이 발언 뒤 취재진들로부터 “일본 진출을 당연시하는 것이냐”는 질문이 쇄도하자 대변인을 통해 “어디까지나 지역 배분에 대해 설명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미국과 아난 총장은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찬성하나 주변 관련국 시선은 차갑다. 현재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을 쥔 중국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강행으로 단단히 틀어져 있다. 한국 역시 독도 문제 등으로 일본을 ‘아시아의 대표’로 추천하는 데 부정적이고 러시아 또한 북방 4개 섬 반환 문제로 일본과 신경전 중이다.

일본이 넘어야 할 또 다른 장애물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정부개발원조(ODA) 규모. 유엔본부 측은 국민총생산(GNP) 대비 0.7% 이상을 요구하지만 일본은 현재 0.2% 수준이다.

한편 국제적 여론조사기관인 글로브스캔과 미국 메릴랜드대가 작년 11월 15일부터 올해 1월 5일까지 23개국 2만3518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국은 51%, 한국은 32%가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했다.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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