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최근 잇따라 선정성 시비에 휘말리면서 공영방송에 부적합한 내용을 사전에 거르는 ‘게이트 키핑(gate keeping)’ 기능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KBS2 TV ‘생방송 시사투나잇’은 프로그램 중 한 코너인 ‘헤딩라인 뉴스’에서 15일 한나라당 전재희 박세일 의원 패러디를 방영해 논란을 빚었다.
‘VJ 특공대’도 지난달 18일 우표책을 거래하는 장면을 거짓으로 연출해 방영했다가 방송위원회로부터 ‘권고’ 조치를 받았다.
‘헤딩라인 뉴스’나 ‘VJ특공대’는 외주 제작사가 만든 것이지만 사전에 담당 PD와 기획 편집회의를 거친다는 점에서 방송사의 게이트 키핑 기능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일부 외주 제작사는 프로그램 선택권을 갖고 있는 PD의 의중에 맞춰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KBS가 대(大)팀제로 개편한 뒤 팀장 한 사람이 팀 내 모든 프로그램을 체크하지 못해 무리수가 걸러지지 못한다는 구조적인 문제점도 지적된다.
한국외국어대 김우룡(金寓龍) 교수는 “KBS의 잇단 실책은 시청률 지상주의에 빠져 외주 제작을 비롯해 프로그램의 품질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